오늘 인스타 게시글을 올렸는데 해외 계정에서 커미션 신청을 했다.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페이팔로 입금하겠다는 말에 바로 계좌를 만들었다. 시간이 꽤 걸렸고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뭔가 한 구석엔 찜찜하기도 했다. 인스타는 워낙 사기가 방자해서 반신반의했는데 너무 생사람 잡는 거 아닌가 싶어 일단 이 생각은 접어뒀다.
내 이메일과 이름을 요구하길래 (원래 페이팔 입금을 위해 둘 중 하나가 필요하다.) 보내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엔 런닝맨을 봤다. 오랜만에 봤는데 역시 토론 편이 가장 재미있다.
근데 내가 제시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보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사진과 함께. 확인하고선 바로 ‘아, 사기구나’ 깨달았다. 해외 사기라 그런지 참으로 조잡스러웠다..
네이버에 페이팔 사기를 치면 꽤 여러 사례가 나오는데 수법이 너무 똑같았다. 동물을 그려달라는 메시지부터 돈을 보냈다는 사진까지. 빨리 눈치채고 계정을 차단했지만 어떻게 돈을 뜯어내나 궁금해서 뒷이야기까지 살펴봤다. 사례 중 하나는 페이팔(가짜 계정)에서 보낸 메일을 열어보면 비즈니스 계정 전환을 위해 200$를 보내라고 한다. 이걸 보고도 속는 사람은 없을 듯하니, 다행인 것 같기도..
정말 내 그림을 바라고 메시지를 준 게 아니란 사실에 좀 아쉽긴 했지만 사기를 계속 염두에 두었기에 빨리 신고와 차단을 먹일 수 있었다. 뺏긴 시간은 거의 2~3시간이었다. 아쉬운 마음보다도 시간 때문에 화가 났다. 요즘 너무 바빠서 1시간, 2시간도 아까운데 말이다.
그래서 정리를 하자면, ”인스타 사기가 판을 치니 커미션은 한국 사람과만 하자“가 답이 되겠다.. 부랴부랴 페이팔 회원가입까지 했는데.. 어차피 흘러간 시간이니, 오늘의 시간은 나중의 사기에 대한 예방접종이라 생각해야겠다.
오늘도 새로운 경험으로 한 층 더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