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도 쉰 기분이 들지 않는 쉼
최근 들어 아이패드를 많이 쓴다. 원래는 주로 그림그릴 때만 썼기 때문에 내 방에서 충전기를 연결해 두고 사용했다. 그래서 매번 배터리가 충분했는데, 요즘은 공부할 때도 많이 쓰게 돼서 학교나 카페에도 들고 다닌다.
참고로 아이패드는 산 지 5년째 된다. 산 지 조금 됐기 때문에 당연히 배터리가 닳는 속도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충전하면서 사용을 하는데도 배터리가 닳는다는 것이다. 어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처음엔 충전기 문제라 생각하고 다른 충전기로 교체했다. 그런데도 배터리가 닳길래 그때부터는 아이패드 문제라 생각했다. 내 핸드폰은 충전이 잘 됐으니까.
그리고 오늘, 엄마한테 이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듣게 됐다. 아이패드를 살 때 애플에서 주는 충전기만 충전이 잘 되기도 한다고. 난 정말 그런가, 궁금해졌고 집에 와서 애플에서 받은 충전기를 사용해 봤다. 그랬더니 정말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도 충전이 됐다.
빠르게 충전되는 아이패드를 옆에 두고 앉아 가만히 생각했다. 충전기를 쓴다 하더라도 충전이 되지 않는다는 건, 배터리가 적고 많이 쓴 아이패드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이 아이패드에 맞지 않은 충전기였을 뿐이구나. 아이패드를 바꿔야 할 게 아니라, 이 아이패드에 맞는 충전기를 사용하면 해결될 문제였구나.
배터리 바닥으로 지친 나에게는 무슨 충전기가 맞을까. 유튜브일까, 맛있는 음식일까, 운동일까, 여행일까, 그림일까, 글일까. 쉬어도 쉰 기분이 들지 않는 충전기는 내게 맞지 않는 충전기라는 건데, 그렇다면 나는 무슨 충전기를 사용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나는 어떨 때 가장 충만하고 만족스러운 충전이었음을 느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