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잘 크는 아이

너는 점점 쉬워지고, 나는 점점 어려워질 안녕의 순간들...

by Bomeelove

남편의 은퇴 기념 겸 인생 2막 재충전을 위해 시작한 장기 해외 가족방문 겸 여행....


처음 몇 달은 오랜만에 가족, 지인, 친구들 만나고, 계획했던 각 나라, 도시들 여행일정을 소화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가, 예기치 않게 남편이 종양을 제거하게 되면서 체류를 연장하게 되었고, 우리도 좀 더 느슨하고 계획 없는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자연스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봄이는 점점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 자신이 왜 더 이상 데이케어(어린이집)에 가지 않는지 묻기도 했고, 같이 놀던 친구가 보고 싶다고 자주 언급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봄이를 기관에 보내 보기로 했다... 뭘 배워오지 않더라도 그저 즐겁게 놀다 올 수 있기를 바라며...


대만에서 임시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지 3주 차... 첫 주는 호기심에 안 울고 신나게 집을 나서던 봄이가 2주 차에는 서럽게 울며 안 가겠다고 버티기 시작했다...

"강아지, 왜 울어? 학교 싫어?"

"재밌고 선생님도 좋아.... "

"근데 왜 울어?"

"엄마랑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 으앙..."

"보고싶을땐 선생님한테 전화해 달라고 하면 어때?"...

"응...."

그렇게 봄이는 힘겨운 2주 차를 버티고, 울음을 참으며 신발도 신고, 손도 흔들며 차에 올라탔다...


2주가 꽉 채워질 무렵, 봄이는 "보고 싶으면 전화해 달라고 할게!"라고 울먹이며 집을 나섰다. 그래도 그 순간만 넘기면 아이는 곧 씩씩해졌고, 집을 나서는게 수월해지는게 보였다... 3주 차부터는 나에게 찐한 포옹을 남기고는 신나게 집을 나섰다.


봄아... 너는 점점 집을 나서는게 쉬워질거야...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너는 점점 환하게 웃고 나는 점점 울음을 참는 안녕이 될 거야... 기특하고 대견해하면서 한편으로 한없이 밀려오는 허전함을 어찌할 수 없게 되겠지... 그날을 위해 지금의 나날을 기록하고 싶어.... 사랑한다 내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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