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주렴

너는 점점 쉬워지고, 나는 점점 어려워질 우리의 인사

by Bomee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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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이 잦던 시절, 너는 매일 밤 나를 붙잡고 물었지.

“엄마, 또 출장 가?”

그때마다 “오늘은 안 가”라는 대답을 듣고서야 안심한 듯 잠이 들곤 했던 너...


출장 가는 날이면 네 품에 애착인형을 꼭 안겨주며 속삭였어.
“며칠만 자면 엄마 금방 올 거야. 올 때는 네가 갖고 싶다던 장난감 꼭 사 올게.”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다짐했었지.

그렇게 돌아서면, 울음을 참던 네가 결국 터트린 눈물소리가 문밖까지 따라왔고,
나는 그 소리를 뒤로한 채 마음을 다잡으며 발걸음을 옮기곤 했어.


그리고 어느새 너는 나와의 이별 앞에서 울음을 참지 않아도 될만큼 훌쩍 커버렸어...
손을 놓는 순간, 나를 향해 “다녀와” 하고 웃어줄 수 있게 되었지...

그래서일까…
너의 안녕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나의 안녕은 점점 더 무겁고 긴 기다림을 품게 되는 것 같아.

기다림 속에서 너는 또 한 뼘 자라 있을 테지.
그 사실이 뿌듯하면서도, 마음 한켠이 자꾸만 서늘해진다.


그러니 부디,
조금만 더 천천히 자라주렴.
네가 내 품에서 보내는 이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길게 머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