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0년생 엄마
우리는 20살 차이 모녀다.
난 1990년생, 내 딸은 2010년생.
우리는 정확히 20살 차이의 모녀지간이다.
노산과 딩크족이 늘어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조금은 특이 케이스로 취급될 때가 종종 있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애가 애를 안고 다니는 모양새였으니 남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입에서 얼마나 오르내렸을까. 한때에는 그런 시선을 받을 때마다 꽤나 기분이 좋지 않았었는데, 문득 고등학교 동창의 가정사가 떠올랐다.
당시 18살, 그 친구는 자신의 부모님이 30대라고 했었다. 에? 어떻게 부모님이 30대가 될 수 있어?라고 친구들 모두 놀라서 그 친구를 바라봤었고 그 친구는 웃으며 자신의 부모님이 우리 나이에 사고를 쳐서 이른 결혼을 하고 자신을 낳았다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이모, 삼촌인 줄 안다고 했다. 신기하게 바라보는 친구들 사이로 그 친구는 당당하게 말했었다. 어린 나이였는데도 날 책임지고 키워준 친구 같은 우리 엄마, 아빠가 너무 좋아.라고.
당시에는 전혀 상상도 못 했었지만 내가 그 친구의 부모님과 비슷한 입장이 되어보니 인생이란 참 알 수가 없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 딸도 나중에 커서 날 부끄러워하지 않고 저렇게 자랑스러워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도 들었다. 그래서 난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그 친구의 이름과 얼굴을 10년이 지나도록 잊지 못하고 있나 보다.
어쨌든, 나는 사회적으로 문제 될 게 없지만 대부분이 답이 없는 문제처럼 바라보던 어린 엄마가 되었다. 쟤가 애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수많은 걱정 속에서 꿋꿋하게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자 노력했던 나의 사소하지만 나름대로는 심오했던 딸과의 시간들. 그 속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한 우리의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