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불변의 법칙

『불변의 법칙』을 읽으며, 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것을 누릴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무엇에 더 집중해 왔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종종 원하는 결과나 기회 자체에 더 집중해 왔다. 더 큰 역할, 더 좋은 기회, 더 의미 있는 성과. 그런 것들이 주어지기를 바랐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중요한 것은 그 결과 자체보다,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우리는 늘 결과를 먼저 바라보고,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은 나중에 생각하게 되는 걸까. (그리고 왜 이런 당연한 생각은 늘 책을 읽을 때만 다시 떠오르는 걸까. ㅎㅎ)

커리어를 떠올려 보았다. 누구나 더 큰 기회를 원한다.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만약 그 기회가 지금 당장 주어진다면, 나는 그것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까? 아마 중요한 것은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 기회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일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얻은 기회는 오래 이어지기 어렵지만, 그 기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 눈앞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그 기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의 시간들도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의미 있는 준비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것이었다. “별생각 없이 무심코 내린 결정이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정이 됐다.” 이 문장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내 삶의 선택들이 떠올랐다.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나는 과연 얼마나 전략적이고 치밀한 선택을 해왔을까. 돌이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대부분의 결정은 계산 끝에 내린 선택이라기보다, 그때의 마음이 끌리는 방향, 나답다고 느껴지는 쪽을 따라 내린 선택들이었다.

그 순간에는 가볍게 내린 결정처럼 느껴졌지만, 돌아보면 그 선택들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이 치밀한 계획과 전략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은 그런 계산보다, 그 순간의 진심 어린 선택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조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말했다.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반면 전쟁은 단 한 명의 나쁜 선택만으로도 벌어질 수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조직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조직 문화는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문서로 정의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가 보고 있지 않아도 같은 기준 위에서 판단하고 행동할 때, 그 선택들이 쌓여 비로소 문화가 된다. 하지만 반대로, 신뢰는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


최근 평가와 보상 제도를 개선하고 운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면서, 조직 문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평가와 보상도 중요하지만,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들이 어떤 기준 위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가이기 때문이다. 제도가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문화를 만드는 것은 결국 반복되는 선택과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가가 마무리되면,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실제 일하는 방식 속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돕는 방법도 고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마음이 가벼워진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늘 미래를 계획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인생에는 운의 영향도 크다는 점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주어진 문제들을 성실하게 해결해 나가고, 내가 맡게 될 기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꾸준히 문제를 해결하고, 경험을 쌓고,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를 ‘얻는 것’을 기대하기보다, 그 기회를 ‘자연스럽게 맡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경험하는 모든 일들도, 결국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아마 인생은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이 아니라, 그것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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