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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애 Mar 05. 2024

괜찮아!
부족하면 어때서!

넌 어때?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표자 - 그리다 봄날애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그림책.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어딘가 부족하고 엉망진창인 다섯 친구들에게 나타난 완벽한 친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큰일인 양, 한심하게 쳐다본다.

엉망진창인 친구들은 과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일까?     


온라인 수업 중 이야기를 나누다 거꾸로인 친구가 나와 닮은 것 같다고 했더니, 

전혀 의외의 모습이라며 메이트님들은 놀라기도 했다.

‘어머 어머~ 왜요~~?’


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을 찍다 보면 가끔 의외의 시선이 나온다. 

대박! 혼자 감탄하고, 

‘그렇지! 바로 이거지!’

‘이런 사진들이 많이 나온다면 멋진 사진작가가 될 수 있겠어!‘ 

근자감에 빠진 나는 종종 김칫국부터 마시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것.

누워서 하늘을 보고 거꾸로 나무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

가끔 아주 그런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속에는 따듯함도 있고, 색다름도 있다. 


혼자 김칫국 마셨던 사진 - 제주


완벽한 친구의 등장으로 우린 완벽함을 생각해 본다.

마흔의 중반을 넘기면서 죽음에 대해서도 더 가까이 곁에 두게 되었고,

어떻게 살아야 되는 지를 늘 고민한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완벽한 삶. 완벽한 죽음.

꼭 완벽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늘 부족했다. 

특히 인자하고 지혜로운 엄마로 내 자리를 지키고 싶은데 여전히 부족하다. 

이렇게 부족한 나지만 아무도 나를 비난할 수 없다.

매 순간 처절하게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대들은 내가 처절하게 지킬 동안 나를 안주 삼아 씹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

   

채우려고 하면 할수록 삐걱대고 힘들어질 뿐, 

부족한 대로 사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는 삶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난 아이들에게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처럼 부족한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금 아이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완벽을 향해 가는 건 나의 욕심이 아닐까.

욕심을 버려야 나를 제대로 볼 수 있음을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한 메이트님의 한줄평이 생각난다. 

‘완벽보다는 완료’


그렇다. 하루하루 각자의 주어진 일을 하나씩 완료하는 것.

그런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부족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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