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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Apr 21. 2020

코로나 19로 인터넷 쇼핑을 맛보다.

산타할아버지 방문하셨네

문자가 들어온다. 

우리 집 현관 앞에 작은 상자가 놓인 사진이다.

요즘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들이 현관 앞에 속속 도착한다.

이것이 지난 두 달 동안 바뀐 나의 일상 중 하나이다


그전까지는 책을 주문하거니 면 티셔츠 정도 구입할 때나 이용했던 인터넷 쇼핑이다.

나는 인터넷 쇼핑을 별로 즐기지 않는 부류에 속했던 사람이다.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니 직접 가서 보고 사 오는 게 나에게는 더 즐거운 일상이었다.

그런데 2020년 봄은 나를 변하게 했다.


우리를 스스로 구속하게 했고 아직도 진짜 자유는 집안에서만 누리고 있기에

조심스럽게 인터넷 쇼핑을 시작했다.

활동하고 있는 곳에 3월 기획서로 '봄맞이 화분 분갈이'를 제출한 그때 즈음 

코로나 19 확산 소식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집에는 분갈이할 대형 화분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화분을 찾았다.

직접 눈으로 보면 "이거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치수가 센티미터로 나온다.

30cm 자를 들고  크기를 가늠하고 주문을 하고 마사토와 배양토도 한 포대 주문을 했다.

그런데 배달물품을 받는 순간 택배기사 아저씨께 내가 할 수 있었던 말이 

"죄송해요. 이렇게 클지 몰랐어요"

내가 주문한 물건들이 부피가 그렇게 클지 몰랐다.

부피뿐만 아니라 마사토가 4kg에 배양토까지  더해져 크기만 큰 게 아니라 무게도 나갔다.

그 후로도 우리 집에는 강원도 감자, 쌀 같은 물품이 배달되고 있다.

이번에는  엄마 집 화장실에 깔아드릴 나무 발판을  주문했다.

연세가 있다보니 화장실이 갑자기 급해지는 경우 욕실화를 신을 시간이 없어서 

맨발로 뛰어 들어갈 때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문을 하게 됐다.

그런데 이것도 세 가지 종류로 크기도 있고 무게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뭔가가 내 집 앞에 놓인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물론 다음 달에 카드회사에서 따박따박 돈을 인출해가겠지만 

어쨌든 기분 좋은 경험이다.

산타할아버지가 갖다 놓은 선물 보따리를 받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을 즐기나 보다.


인터넷 쇼핑이 참 불편한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그 편리함을 알아가고 있다.

사람이 편리함과 달콤함을 한번 맛보고 나면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험하지 못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했던 일상이 편리함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굳이 불편을 감수하며 옛날 습관으로 되돌아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그럴 것 같다.

인터넷이라는 무한한 정보 속에 내가 필요한 걸 클릭 하나로 고르면 되는 이 편리함을 

코로나 19가 끝나도 누리게 될 것 같다.


인터넷 쇼핑 재미에 푹 빠지기 전에 코로나 19가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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