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 발을 들이다
기대를 잔뜩 품고 대학에 입학한 삐약이 학부생.
우리학교는 전 신입생이 무전공학부로 입학하는 시스템이라
1학년 때는 전공을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었다.
그 당시 가장 인기 많았던 한 교수님의 '심리학개론' 수업에 온 마음과 정신이 팔려버렸다.
어찌나 수업이 재미있던지.. 나중에는 교수님이 본인 전공으로 많이 끌어들이려
재미있는 부분만 꽉꽉 담아 수업하셨단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제대로 넘어간 1학년 병아리 학부생은 손 놓고 당해버릴 수 밖에.
그렇게 심리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학교는 심리학 중에서도 세부적으로 '상담심리' 전공을 선택하게끔 되어있었다.
나중에서야 심리학에도 여러가지 전공이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알았지,
당시에는 상담심리=심리학인 줄 알았다.
그리고 그 상담심리로 앞으로 계속 먹고 살 줄 정말 몰랐다.
물론 심리학개론 수업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조별과제도 힘들고 만났던 사람들도 별로고 학점도 최악이었다면
심리학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당시 조별과제로 만났던 친구들이 정말 똑똑한 친구들이었는데,
같이 자료정리를 하며 새롭게 알게되는 심리학 관련 지식이 너무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시험도 잘봤다.
학점도 A+로 이어지니, 이것만큼 내 적성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있으랴.
무전공학부이다 보니 당시 공대를 가는 길도 열려있었음에도
'나는 심리학에 뜻이 있고 재능이 있어!' 라는 단단한 착각에 빠져
그렇게 심리학에, 상담심리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먹고 살 걱정은 20살 삐약이 학부생에겐 사치였다고나 할까.
15여년전으로 돌아가 그 때의 나,
그 때의 20살 삐약이에게 말해줄 수 있다면,
'공대를 가야지! 지금이 기회야!' 라고 말하고 싶은데.
앞일을 모르는 삐약이 학부생은 또 다시
'이게 바로 내가 가야할 길이야!' 라는 환상에 젖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