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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쌀 Mar 13. 2020

도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거냐

나 말이에요?

애초에 나는 '부모들을 위한 웹 매거진'을 만들고 싶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난 이후부터였을까. 포털에서 무작위로 보여지는 글들이 재미가 없었다. 그.러.니.까. 남의 얘기 같았다. 


수면교육, 울음, 태열, 뭐... 이미 다 겪었고 내 아이는 이제 컸으니까

더이상 궁금하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클 수 있는지, 남들을 배려하면서도 지 밥그릇은 잘 챙길 수 있는지, 용돈을 쥐어주면 현명하게 소비할 줄 알고, 친구와의 관계도 좋아서 왕따를 하거나 당할 일도 없고, 자기 몸 하나는 잘 지키게 체력도 길러주고 싶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공부를 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글들은 어디에 있지?

어떤 글을 읽고 싶었는지 알겠지?


그런 글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전문가나 특정 블로거를 찾아서 글을 읽을 수는 있어도 매번 팔로우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관련된 주제의 책을 사서 읽을 수도 있었지만 한 권 한 권씩 다 읽어낼 수는 없었다. 누군가가 한 곳에 잘 정리해주면 좋겠는데, 생각했다. 그러다... 


어...? 내가 해볼까? 


'훈'에게 내 생각을 말하자 그것만으로는 비즈니스가 되기 어렵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아, 그래요?


수익모델이 불명확한 것 같다고...(역시 나는 돈과 거리가 멀군).

'훈'과의 대화는 딱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 


나는 광고로 도배된 맘카페 정보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고, 주변에 아는 엄마들도 많지 않아서 놀이터에서 얻는 알짜 정보도 없다. '우리 애한테는 잘 맞던데?' 말 한 마디로 내 아이까지 무턱대고 보내지 않는다. 왜냐면 


우리 애는 우리 애고, 옆집 애는 옆집 애니까. 

이런 고집스러운 사고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5~10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

'이것이 정답이에요, 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을 보여주자.'

'부모의 시간뿐만 아니라 아이의 시간도 가치 있게 쓰이도록 하자.'


생각을 정리해야 할 기나긴 시간



그래서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덩어리를 잡았다. 


첫째, 좋은 교육기관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여기서 내가 말하는 좋은 교육기관의 기준은 1) 아이들의 성장을 이해하고 있어서 그에 따른 커리큘럼을 마련해둔 곳 2) 선생님의 교육 철학이 확실한 곳 3) 학부모에게 숨김없이 투명하게 정보를 줄 수 있는 곳이다. 


둘째,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는 플랫폼

여기서 도움이 되는 정보라 하믄 1) 아이를 좀 더 현명하게 키울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교육 이야기들 2) 부모로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도와주는 클래스들 3) 아이의 선택지를 넓혀줄 다양한 클래스 정보다. 

이렇게 콘셉트를 다듬었다지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를 하던 중... 


뭐? 뭐? 지금 뭐라는겨?


엉뚱한 변수(變數)가 생기기 시작했다.


변수 소개는 추후 또 글로 풀어내는 걸로. 

(하... 가는 길이 멀고도 멀다)



+ Working

긴 시간 경력단절 상태로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다가 작년에 다시 자신만의 일을 시작한 친구가 있다. 녀석이 14년차 직장인이었던 나에게 "워킹맘이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어." 하고 푸념했는데, 내가 그녀의 뒤통수를 이렇게 쳤다고 한다.

"야, 워킹맘이 힘든 게 아니라, 원래 워킹이 힘든 거야!"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꾸만 내게 묻는다. 출판사에서 책 만들 때가 힘들었는지, 지금 앱 만들고 있는 지금이 힘든지. 어떤 답을 하든 그들이 듣고 싶은 건 '힘들다'라는 나의 푸념일지 모르지만.. 나는 솔직하게 말한다. 

"책을 만들던 그 시절도 참 즐거웠는데, 무에서 유로 가는 이 과정도 정말 꿀잼이네."
(근데 재미와 힘듦은 공존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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