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니 편이야

10화 늦어도 괜찮아

by 봄울


살다 보면
자꾸만 시계를 보게 된다.


이 나이에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남들은 벌써 저만큼 갔는데
나는 왜 아직 여기인가.


뒤처진 것 같은 마음이
어느새 숨처럼 따라온다.


하지만 늦다는 감각은
대부분 비교에서 온다.

누군가의 속도를
나의 기준으로 삼는 순간,
내 걸음은 항상 느리게 느껴진다.


각자 다른 출발선에서,
다른 조건으로,
다른 마음을 안고 걷고 있는데
같은 시간표를 들이대는 건
애초에 무리한 일이다.


늦게 도착했다고 해서
도착하지 못한 건 아니다.

조금 돌아왔을 뿐이고,
잠시 멈췄을 뿐이고,
속도를 조절했을 뿐이다.


중요한 건
언제 도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다.


그 길 위에서
너는 분명히
자기만의 싸움을 해왔다.


오늘 밤에는
시계를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다.


지금까지 못 온 것보다
여기까지 온 걸
한 번쯤 돌아봐도 괜찮다.


늦었다고 느껴지는 이 순간도
너의 인생 한가운데다.


괜찮아.
늦어도 괜찮아.


아무리 천천히 와도
나는
이 시간의 너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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