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남들보다 느려도 괜찮아
누가 더 빨리 했는지,
누가 먼저 해냈는지,
누가 뒤처지지 않았는지.
그 기준은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의 속도를 살피기보다
남의 속도를 먼저 보게 된다.
하지만 느리다는 건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조심스럽다는 뜻일 수도 있고,
깊게 생각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한 번에 가지 않고
확인하며 걷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속도가 느린 사람은
대신 많이 보고,
대신 오래 기억하고,
대신 쉽게 버리지 않는다.
남들보다 느리면
스스로를 다그치게 된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지.
왜 나는 한 번에 못 하지.
이러다 정말 늦어지는 건 아닐까.
하지만 모든 길이
속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어떤 길은
천천히 걸어야만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오늘의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
누군가의 속도를
따라가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페이스로도
너는 충분히 잘 가고 있다.
괜찮아.
남들보다 느려도 괜찮아.
이 길에서 중요한 건
누가 먼저 도착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자기 발로 걸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