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아틀리에

바람이 머문 시간의 기록

by 서여름

토요일 아침, 창문을 열면 바람에 흙냄새가 묻어 들어온다.

남편은 컴퓨터 앞에서 코드를 짜고,
나는 작은 점토를 손에 쥔다.
아이의 연필은 종이 위를 서성인다.
그건 말보다 오래 남는 대화다.


이 공간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손끝으로 하루를 만질 수 있는 아틀리에.


우리는 각자 다른 일을 하지만,
그 시간의 결은 닮아 있다.


손이 움직이고, 마음이 고요해지고,
무언가가 조금씩 모양을 갖춘다.


그건 도자기일 수도, 코드 한 줄일 수도,
짧은 문장이나 아이의 그림일 수도 있다.


가끔 손님이 온다.

차를 내어주고, 웃음을 나누고,

그들이 남긴 온기가 공기 속에 퍼진다.


이곳은 장사하는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에너지를 주고받고,
하루가 천천히 흘러가는 작은 우주다.


밤이면 불빛이 흙 벽을 따라 부드럽게 번질 것이다.


하루 동안 만든 것들은 그대로 두고,
그냥 바라볼 것이다.


잘했거나 부족한 게 아니라,
살아 있는 리듬이었다는 걸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