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아틀리에

바람이 머문 시간의 기록

by 서여름

《흙의 아틀리에》라고 쓰고

꿈의 아틀리에라고 읽는다.


나는 꿈꾸는 사람이다.

그러니 아직 존재하지 않은 공간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따뜻하고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그곳에서

촉촉하고 보드라운 흙을 만지는 장면을 상상한다.


꿈은 허공에 뜬 그림이 아니다.

단단한 흙과 고요한 온기 위에서 자라나는 것


나는 그 흙을 오랜 시간 섞고 다져

꿈의 아틀리에를 위한 바탕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뿌리내린 존재들을

조용히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잘 익은 흙처럼,
그들이 편히 뿌리내릴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


어떤 넝쿨에게는

세상을 향해 뻗어나갈 시작이고,

어떤 나무에게는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며 머무를 자리,

작은 씨앗에게는

자신만의 열매를 틔울 포근한 품이다.


꿈의 아틀리에는

하루가 지나면 빛이 조금씩 달라지고,
작은 숨결들이 쌓여

또 다른 계절이 된다.


《흙의 아틀리에》에는

그렇게 이어지는 시간의 기록을 품는다.


손끝의 온기와 바람의 속도로,
오늘도 조용히 자라나,

온기와 바람, 물, 생명이 어우러지는

작은 행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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