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picnic
도시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공원 가까이에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제든 원하면 꽃과 나무의 향기를 느끼고 흙을 밟으러 나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다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유로 이루지 못한 저에게, 산뷰가 보이고 내려가면 공원과 이어지는 지금의 이 아파트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더니, 이런 곳이 숨어 있을 줄 미처 몰랐습니다.
공원과 산이 가까이 있기에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점 또한 크나큰 장점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차를 한 잔 곁들입니다. 봄과 가을은, 자연 속에서 차를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요.
흐드러지게 팡팡 피어나는 벚꽃과 개나리의 향연을 보며 주섬주섬 차 바구니를 싸들고 나왔습니다. 한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은 여전히 공기가 차가운 지금과 같은 환절기에 딱 좋은 차는 바로 우리나라의 발효차들입니다. 한국 하동에서 만들어진 발효차들을 참 좋아합니다. 따스한 불의 기운이 더해진 발효차들은 예전에는 고뿔차라는 이름으로도 불릴 만큼 감기에 좋은 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이 으슬으슬 할 때에는 한국의 발효차를 한 잔 해보세요.
꽃잎이 살랑살랑 떨어지는 나무 아래에서 차 한 잔 우려마시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산책하시던 할머니 한 분이 너무 좋아보인다고 말을 걸어주셔서 차를 한 잔 나누어드렸습니다. 아직 찬 공기가 남아 있어 따스한 발효차 한 잔이 더없이 좋습니다.
"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자연을 잊고 산다고 해도
늘 자연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창밖의 나무 한 그루일 수도 있고,
동네의 공원일 수도 있고,
근교의 어느 멋진 차크닉 장소일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을 찾고
자연에서 머무는 그 시간으로
치열한 매일의 삶을 치유받으며,
그 힘으로 다시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차와 일상 중에서
봄 햇살 속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은 마치 봄날을 마시는 듯합니다. 세상 그 어떤 공간도 차 한 잔만 있다면 더없이 포근해지는 것은, 차의 온기 덕분일까요?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차 한 잔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 시대의 풍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의 꽃놀이에는 차 한 잔 곁들여보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