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하몽, 프랑스의 샤퀴테리의 미식 문화

시간과 기술의 맛, 하몽과 샤퀴테리 이야기

by 보나스토리

고기에서 피어난 전통문화

스페인의 하몽과 프랑스의 샤퀴테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각 나라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담긴 고기의 예술이다. 하몽은 얇게 썬 돼지고기가 와인 잔 옆에서 빛나고, 샤퀴테리는 치즈 플래터와 함께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둘 다 숙성이라는 기다림을 통해 깊은 풍미를 얻는다. 하지만 그 과정과 문화는 다르다. 이 글에서는 하몽과 샤퀴테리의 기원, 제작 과정, 그리고 이들이 각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탐구한다. 고기를 통해 두 나라의 정체성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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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 스페인의 자부심

하몽은 스페인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다. 하몽은 스페인어로 ‘햄’을 뜻하지만, 그 의미는 훨씬 깊다. 주로 하몽 이베리코와 하몽 세라노가 유명하다. 하몽 이베리코는 이베리코 돼지로 만들며, 특히 ‘베요타’ 등급은 도토리를 먹인 돼지로 만든다. 이 돼지들은 스페인 남서부의 데헤사 목초지에서 자유롭게 자란다. 도토리 식이 덕분에 지방이 풍부하고, 견과류 향이 고기에 스며든다. 하몽 세라노는 흰 돼지로 만들며, 더 대중적이다.


하몽 제작은 시간이 예술이다. 도축 후 다리를 소금에 절인다. 이 과정은 12주 걸린다. 소금은 고기를 보존하고 풍미를 더한다. 이후 세척하고 건조한다. 숙성은 14년, 때로는 더 길다. 스페인의 건조한 바람과 특정 지역의 기후가 중요하다. 안달루시아나 엑스트레마두라의 산지는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숙성 중 지방이 녹아들며, 얇게 썰었을 때 반투명한 빛깔과 마블링이 드러난다. 칼로 얇게 써는 기술은 전문 직업이다. ‘코르타도르’라 불리는 이들은 하몽을 예술적으로 자른다.


하몽은 스페인 문화의 상징이다. 타파스 바에서, 가족 모임에서, 심지어 결혼식에서도 하몽은 빠지지 않는다. 스페인 사람들은 하몽을 와인이나 셰리와 즐긴다. 특히 리오하의 템프라니요 와인은 하몽의 짭짤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하몽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다. 스페인의 역사, 지역, 그리고 느린 삶의 철학을 담는다. 이베리코 돼지의 기원도 이베리아 반도의 고대 전통과 연결된다. 로마 시대부터 하몽은 귀중한 식재료였다.


샤퀴테리, 프랑스의 정교한 고기 가공

샤퀴테리는 프랑스어로 ‘익힌 고기’를 뜻한다. 하지만 그 범위는 넓다. 소시지, 파테, 리예트, 햄, 테린 등 다양한 가공육을 포함한다. 샤퀴테리는 프랑스 요리의 정수다. 돼지고기가 주로 사용되지만, 오리, 거위, 소고기도 쓰인다. 프랑스의 샤퀴테리는 지역마다 다채롭다. 리옹은 소시송, 바스크 지역은 잠봉 드 바이욘, 알자스는 슈크루트로 유명하다.


샤퀴테리 제작은 과학과 예술의 조합이다. 예를 들어, 소시지는 고기를 갈아 양념하고 케이싱에 채운다. 소금, 후추, 마늘, 허브가 기본이다. 지역에 따라 와인이나 코냑을 첨가한다. 소시지는 훈연하거나 건조해 완성한다. 파테는 간과 지방을 섞어 부드럽게 만든다. 리예트는 고기를 저온에서 오래 조리해 크림 같은 질감을 낸다. 이 과정은 정밀하다. 온도, 습도, 시간은 풍미를 결정한다. 프랑스 샤퀴테리 장인들은 세대를 이어 기술을 전수한다.


샤퀴테리는 프랑스 식문화의 중심이다. 비스트로에서 샤퀴테리 플래터는 단골 메뉴다. 코르니숑(작은 피클), 머스타드, 바게트와 함께 제공된다. 와인 페어링도 중요하다. 보졸레의 가벼운 레드 와인이나 론 밸리의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샤퀴테리는 축제와 일상 모두에 녹아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파테 드 푸아그라가, 여름 피크닉에는 소시송이 빠지지 않는다. 프랑스 농촌에서는 돼지 도축 후 모든 부위를 활용하는 전통이 샤퀴테리의 뿌리다. 이는 낭비 없는 삶의 철학을 보여준다.


공통점, 숙성과 정성

하몽과 샤퀴테리는 공통점이 많다. 첫째, 둘 다 숙성을 거친다. 하몽은 긴 건조 숙성, 샤퀴테리는 소시지나 햄의 건조 과정에서 풍미가 깊어진다. 둘째, 돼지가 주재료다. 이베리코 돼지나 프랑스 농장의 돼지는 품질의 핵심이다. 셋째, 지역성이 강하다. 하몽은 스페인 남부, 샤퀴테리는 프랑스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다. 넷째, 문화적 상징이다. 하몽은 스페인의 타파스 문화를, 샤퀴테리는 프랑스의 비스트로 문화를 대표한다. 마지막으로, 와인과의 조화다. 하몽은 셰리나 템프라니요, 샤퀴테리는 보졸레나 론 와인과 어울린다. 이 공통점은 고기와 시간, 그리고 인간의 정성이 만들어낸 결과다.


차이점, 접근과 철학

하지만 차이도 뚜렷하다. 하몽은 단일 제품에 집중한다. 돼지다리 하나가 작품이다. 반면 샤퀴테리는 다양하다. 소시지, 파테, 리예트 등 형태와 맛이 다채롭다. 제작 과정도 다르다. 하몽은 자연조건에 의존한다. 스페인의 바람과 기후가 풍미를 만든다. 샤퀴테리는 장인의 손길이 더 중요하다. 양념, 조리법, 훈연 방식이 맛을 좌우한다. 소비 방식도 다르다. 하몽은 얇게 썰어 간단히 즐긴다. 샤퀴테리는 플래터로 구성해 복합적인 맛을 낸다. 문화적으로도 하몽은 스페인의 열정과 단순함을, 샤퀴테리는 프랑스의 정교함과 세련미를 상징한다.


오늘날 글로벌 식탁으로

오늘날 하몽과 샤퀴테리는 세계로 퍼졌다. 뉴욕의 타파스 바에서는 하몽 이베리코가, 런던의 레스토랑에서는 샤퀴테리 플래터가 인기다. 하지만 글로벌화 속에서도 지역성은 유지된다. 스페인에서는 하몽을 집에서 즐기고, 프랑스에서는 샤퀴테리를 시장에서 사 먹는다. 현대 셰프들은 이 전통을 재해석한다. 하몽을 피자 토핑으로, 샤퀴테리를 아시아 스타일 소스와 결합한다. 이런 융합은 두 음식의 매력을 더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더한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타파스 바에서 하몽 이베리코를 맛봤다. 얇게 썬 하몽은 입에서 녹았고, 셰리 한 잔이 그 풍미를 완성했다. 프랑스 리옹의 비스트로에서는 샤퀴테리 플래터를 즐겼다. 소시송과 파테, 바게트의 조화는 풍성했다. 두 경험 모두 고기의 깊이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하몽은 간결한 기쁨을, 샤퀴테리는 복합적인 만족을 줬다.


고기 그 이상의 이야기

하몽과 샤퀴테리는 고기를 넘어서는 이야기다. 스페인의 하몽은 자연과 시간의 조화다. 프랑스의 샤퀴테리는 장인의 기술과 창의력이다. 둘 다 숙성과 정성으로 완성된다. 이들은 식탁에서 고기 문화를 말한다. 스페인의 열정, 프랑스의 세련미가 고기에 녹아 있다. 당신은 하몽의 단순함과 샤퀴테리의 다양성 중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와인 한 잔과 함께, 이 고기의 예술을 즐겨본다.



� 참고 서적《숙성의 미학과 연육의 언어로 말하다》조동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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