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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본쓰 Feb 22. 2022

다시 종이책을 읽고 싶어.

한달 전부터 밀리의 서재 구독으로 전자책을 읽고 있다. 매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점심시간 사무실에서, 주말 집 근처 카페에서 틈날 때마다 조금씩 읽는 중이다. 

지금 읽고 있는, <거꾸로 읽는 소계사>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아직 한 권을 채 읽지 못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책의 내용이 어려운가 하면 그렇지도 않고, 글을 읽기 어렵게 썼는가 하면 역시나 그렇지 않다. 한때 역사학도였기에 아주 깊게는 아닐지라도 대강의 내용은 알고 있기에 이해하기는 힘들지 않으며, 작문법에 대해서 유시민은 이미 많은 저서를 통해 쉽고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데에 역설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의외로 전자책이라는 형식에 있다고 스스로 결론지었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가독성의 문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종이책의 시대에 살아왔다. 종이책의 규격은 분야와 내용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으나, 일반적인 단행본 규격인 신국판 152*225mm이 대다수. 성인 남성의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크기가 책을 읽는 데에 최적화돼있고, 이미 우리 몸이 그렇게 인지하고 있나보다. 

그러나 내가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면서 쓰는 디스플레이는 아이폰11프로의 화면 크기인 약 70*145mm. 스마트폰 화면 속, 한 행에 담기는 글자의 수가 종이책에 비해 눈에 띄게 적다보니 흐름이 뚝뚝 끊는 일이 다반수다. 밀리의 서재 앱 내에서 글자 크기나 행 간격 등 설정하는 기능들은 있으나, 아무래도 종이책보다 가독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화면 자체에서 나오는 밝기 자체가 눈을 피로하게 하다보니 집중해서 읽기가 어렵다는 점 역시 존재. 



둘째로는, 감성의 문제. 

종이책을 읽을 때에는 종이를 사각사각 넘기는 느낌도 있고 책에서 나는 종이냄새라든가, 종이의 질감 등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전해지는 종이책만의 감성이 있다. 

전자책은 어떤가. 케이스를 씌워놔도 스마트폰만의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중간중간 울리는 푸시 알림까지. (이건 설정할 수 있겠지만.) 전자책에서 느끼는 감성은 무색무취. 이로 하여금 책에 느끼는 흥미 자체가 떨어지고, 이게 독서의 효율을 줄이게 하는 것 같다.  




전자책으로 넘어가려는 지금. 아니나 다를까, 나는 다시 전자책을 뒤로 하고 다시 종이책으로 넘어가게 생겼다. 전자책이 친환경적이고 편리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좋다고 하지만, 나는 다시 종이책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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