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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용마 Jan 01. 2019

책 <생산적인 생각습관>을 읽고


2017년 말쯤, 퍼스널 브랜딩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강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약 50페이지 분량의 퍼스널 브랜딩 자료를 띄워놓고 강의를 진행했다. 신청할 때 살짝 고민되던 금액이었지만 막상 강연을 듣고 나니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강사는 강연이 끝나고 말했다.


"오늘 자료는 신청할 때 작성해주신 메일로 모두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자료를 살펴보다가 혹시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강사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강의안이 영업 기밀이라 강의 중에 사진 찍는 것은 허용하지만 자료를 드리지 못한다고 말했던 수많은 강사들이 생각났다.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사는 말을 이어갔다. 

 

"이 자료는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자료예요. 예전 같았다면 쉽게 드리지 못했지만 이제 이렇게 드릴 수 있는 건 내일이 되면 저는 새로운 자료를 만들고 있거든요. 그럼 이 자료는 옛날 자료가 되는 거죠"


당시 강연을 들었을 때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2018년에 워크플로위 강연을 진행하면서 그때 그 말이 불현듯 생각났다. 내 강연을 들었던 분들은 자료를 요청했고, 나는 개인정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런데 개인정보는 가리면 되는 문제였다. "이 자료를 드리면 오늘 강연을 들었던 분들은 도구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어차피 나는 계속 자료를 업데이트할 생각이 아닌가? 자료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할 때 주자."  결국 자료는 개인정보를 가리고 참여한 분들의 메일로 드렸다.


생산적인 사람이라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다 보면 생산적인 사람이 된다.


책 <생산적인 생각습관>에서는 생산적인 사람이라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다 보면 생산적인 사람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 문장을 읽고 퍼스널 브랜딩 강연을 들었을 때와 워크플로위 강연을 진행했을 때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닌 이상 자료는 개선된다. 그때는 최고였어도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형편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생산적인 사람은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씩이라도 개선시킬 아는 사람이다. 


책 <생산적인 생각습관>은 <에버노트 생각서랍 만들기>와 <에버노트 생각서랍 만들기 : 실전편>에 이어 서민규 작가가 쓴 세 번째 책이다. 그때 책을 읽고 <에버노트를 통한 고객 정보 관리하기>라는 글을 썼다. 



이 책은 '생각'을 통해 어떻게 '생산'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7가지 습관을 통해 소개한다.  


1장. 생각습관 : 생각의 우회로 만들기

2장. 기록습관 : 생각을 쌓는 방법

3장. 정리습관 : 생각서랍 만들기

4장. 통제습관 : 통제력 발휘하기

5장. 실행습관 : 발길로 우회로 만들기

6장. 개선습관 : 더 낫게 만들기

7장. 생산습관 : 생각의 우물 만들기


저자는 에버노트 강사로 수년째 활동 중이라 그런지 이 책에서 소개한 습관의 토대는 에버노트다. 전작 <에버노트 생각서랍>에서는 에버노트를 기록 도구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얘기했다면 이번 <생산적인 생각습관>은 기록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분주하다고 해서 모두 생산적인 것은 아니다. 누적되는 실행인지 따져보자. 기록으로 축적의 힘을 알았던 것처럼, 실행도 축적되는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생산적인 사람은 실행을 누적시킨다


회사에서 항상 바쁜 사람들은 일 잘하는 사람이라서 맡은 프로젝트가 많아 바쁘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맡은 일을 우선순위대로 처리하지 못해 항상 바쁜 거였다. 오히려 일 잘하는 사람들은 티 나지 않게 뒤에서 묵묵히 처리하고 있다. 우선 순위대로 처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록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과거에 축적된 기록을 토대로 현재 문제와 비슷했던 사례를 분석하고 해답을 내놓았다.


주위에 생산적인 사람이 있다면 느슨한 교류를 이어 보라. 주위에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이 먼저 생산적인 사람이 되는 것도 방법이다. 나중에는 당신 주위의 사람들이 당신의 생산적인 대화에 초청받고 싶어 할 것이다.


2018년에는 바스락 카페에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실험했다. 그 중 하나가 매주 주간 계획표를 인증하는 '바스락 위클리'였다. 많은 사람들이 바인더 쓰는 법은 알고 있지만, 꾸준히 쓰진 못했다. 그래서 각자 쓰고 함께 인증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2018년에 이직한 ㅇㅎ님은 3월부터 지금까지 위클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가끔 일이 있을 땐 인증을 빼먹어도, 여유가 생기면 다시 올리는 식이었다. 신년 계획은 보통 1월에는 잘하다가 설 연휴 때 잠깐 쉬면서 다시 시작할 동력을 잃는다. 하지만 본인의 계획과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그런 위기가 찾아와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같이의 가치다.       


“습관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선물이다”라는 그의 한 마디는 긍정적인 동료 압박(peer pressure)의 힘을 생각해보게 했다. 환경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요소는 주위 사람이다. 만드는 사람들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 만드는 사람은 모두 만드는 사람을 동료로 두고 있다. 작가 주위엔 작가가 있다. 기업가 주위에는 기업가가 있으며, 예술가는 예술가 동료를 두고 있다. 생산적인 사람들 주위에는 생산적인 사람이 많다. 만드는 일은 무척 외로운 길이다. 외로운 길에서 만나는 고민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만이 잘 이해해줄 수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 아주 든든한 조력자이자 훌륭한 귀가 되어준다. 그가 말하는 목표란 “미래의 어느 시점에 달성할 수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는 구체적인 주제”다. 반면,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하는 행위”다. 한 마디로, 매일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시스템이며, 자신은 목표가 아닌 시스템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가 그렇게 많은 창업을 하는 이유는 ‘창업으로 대박 내기’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 아니라, ‘계속 창업하기’라는 시스템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특히 동료의 중요성 강조한다. '긍정적인 동료 압박'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너무나 공감이 됐다. 1년 50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 과정이 험난할지라도 어떻게든 목표를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는다. 그리고 결국 50권을 읽는 순간 동력을 상실한다. 하지만 매일 어떻게든 50p씩 읽기 위해 온라인 독서 인증 모임을 만들었다면 잠시 슬럼프가 와도 함께 책 읽고 인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힘의 원천은 불편함이다. 이 불편함은 오늘 해야 할 일을 달성하지 않는데에서 기인한다. 책 1권을 읽으려면 큰 덩어리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50p 정도면 출퇴근 길이나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내면 가능하다. 함께 하는 동료가 있으면 그들이 서로의 알람이 되어 긍정적인 동료 압박이 습관을 만든다. 



2019년부터 쓰는 워크플로위 템플릿에는 [기록]과 [개선] 항목이 있다.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고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려면 기록하고 개선되어야 한다. 뭔가 시도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던 지난 해를 보낸 사람이라면 올해는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책 <생산적인 생각습관>으로 시작해보자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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