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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 Jan 07. 2024

인공감미료와 방귀

소소한 오늘의 밥상


여행을 보면 길가에 커다란 간판과 줄지어 선 차들의 행렬로 맛슐랭의 별을 가늠할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그렇게 어디선가 먹어 본 북어콩나물국은 가끔 생각나는 맛이다.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동참하는 식재료 중에 국산 콩나물이 있다. 마침 세일을 하는 날이라 기분 좋게 집어 들었다.  콩나물 용량이 커서 두 번에 나누어 국을 끓이기로 했다. 콩나물국은 한 그릇으로 해결되는 우리 집 밥상의 단골 메뉴이다.


첫날은 북어 콩나물국을 끓였다. 지난번 횡성에 갔을 때 비싸서 고민하다 사온 북어채는 대성공이었다.  '더 사 올걸..' 후회하며 너무 맛있어서 조금씩 아껴먹는 중이다. 하지, 이번은 메인이 북어 콩나물국인만큼 인심 넉넉히 물에 불려 놓는다.

달달한 가을무는 나박 썰기해서  불려 놓은  북어와 함께 넣고 들기름에 볶는다. 물을 한 컵 붓고 뚜껑을 덮어 5분 끓여주면 뽀얀 국물이 우러나온다. 이때 물 1.5리터를 넣고 밑간을 해준. 그리고 식당에서 파는 감칠맛을 내보기로 했다. 인공감미료를  반스푼 통 크게 넣었다. 그리고 콩나물을 넣고 두부, 청양고추로 칼칼함을 더했다. 마무리로 계란을 풀어 넣고 뚜껑을 덮고 5분 뜸 들여서 완성했다.


 머리로 생각한 맛과 입안에 감도는 맛이 일치하는 날은 세상 즐겁다. 국물이 좋아 안 먹은 술이라도 먹어야 할 것 같은 해장 하기 좋은 맛이다. 첫날 북어 해장국 별5개.



둘째 날은 아이가 좋아하는 맑은 콩나물국이다. 멸치와 다시마로 맑은 육수를 내고 참치액젓과 소금으로 간을 해서 콩나물을 넣는. 이번에도  감칠맛을 내기 위해 인공감미료를 넣었다. 둘째 날도 별5개.



그런데, 이틀 동안 같은 이 뱃속에서 일어났다. 첫날 국물이 좋아 큰 그릇에 담아 삭삭 비웠다. 식사를 하고 1시간이 지났을 무렵  꾸릉꾸릉 소화가 잘 안 되면서 방귀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이도 방귀를 뿡뿡 뀌기 시작했다. 아이는  방귀에 재미를 더한 엄지 손가락을 접었다 피뿡뿡이 제스처를 하고 뀌는 것이다. '방귀 뀌는 것도 귀여워라.' 그렇게 방귀로 장난스러운 하루는 지나갔.


그러, 이튿날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뱃속은 조금씩 더부룩 해지면서 트림과 방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연이어 이틀을 이러니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한동안 조용했던 나의 뱃속이 예민 해졌다. 이런 현상은 배달음식이나 외식을 했을 때 가끔씩 느껴지는 불편함이었다.


나는 계속 집밥을 먹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이틀 동안 먹은 재료를 꼼꼼히 따져 보았다. 별 문제점이 없었다. 더구나 아끼던 횡성 북어채와 국산 콩나물, 두부를 쓰지 않았던가?

______

다만 평소와 다르게 외부 식당 음식맛을 따라 해 보겠다는 생각에 인공 감미료를 이틀 내내 욕심내서 과하게 넣었던 것이었다. '아~ 내가 느끼던 바깥 음식의 그 속 불편함은 인공감미료였나? 나의 위장은 인공감미료에 불편함이 있는 것이다! 나의 뱃속은 인공 감미료에 민감 하구나...  살면서 이걸 이제야 알다니..지금 이라도 알아서 다행인가?'


오랜 맛집의 숨은 비밀 레시피는 료로 감칠맛을 내는 것이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속 편한 그 맛이 계속 떠 울라 자주 찾으니 맛집으로 소문나는 진짜베기 유명 맛집이 된 것이었다. 생활의 달인이나 TV속 유명 맛집에서 나오는  고수 맛집의 비밀 레시피의 진수는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 인고의 끝에 찾은 것이 다. 나는 그 맛의 깊이를 잊고 쉽게 감미료로 맛을 따라 해보려고 했던 것이다.


인생에서 쉽게 이룰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단 말인가?. 잠깐의 성공을 이룰 수 있지만, 금방 바닦이 들어난다.  진정한 성공은 어려움을 겪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려 이런저런 고군분투 속에 본인의 레시피 찾아가다 보니 고유의 맛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적인 감미료도 필요하지만, 본인만의 빛나는 고유한 감칠맛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좋은 재료를 썼다 하지만, 맛의 깊이를 인공적인 감미료로 깊은 맛을 내려고 한 것이었다. 조금 더 천천히 자연 감칠맛을 내야 하는 것이었는데,  비록 슴슴한 맛이었다 한들 어떠랴? 재료의 맛과 속 편한 우리집 감칠맛의 레시피를 고수했어야 했던 것이다. 단순히 식당의 감칠맛만 떠올리며 썼던 인공 감미료가 입맛은 좋았지만 뱃속은 아닌 것이었다. '음식맛의 욕심이 위장을 탈 나게 했구나..'라는 교훈을 얻었다.


건강을 위한 음식이 입맛에는 안 을 수 있다. 점점 자극적인 맛을 찾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음식으로 병이 나고 음식으로 병을 고친다. 집밥의 그 슴슴함이 건강에 더 좋은 것인데, 이를 잠시 망각한 나의 욕심이 탈을 만든 것이었다. 감칠맛이 적더라도 식당의 맛이 아닌 슴슴하지만 속 편한 우리 집 밥상을 다시 고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나만의 고유한 레시피를 더 만들어보자!! 

괜찮아! 괜찮아!! 하루 세끼~ 시간은 충분해:)



천연조미료와 인공 감미료는 다르다.

인공감미료는 단맛을 가지고 있는 화학적 합성품으로서, 합성감미료라고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허가되는 것은 소비톨·아스파탐·수크랄로스 등이다. 사카린염은 일부 식품에 한해 그 사용이 제한되었고, 전에 사용되던 시클라메이트·둘신도 독성문제 때문에 사용이 금지되었다. 포도당을 환원시킨 소비톨은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비만증·당뇨병 환자를 위한 감미료로 사용되는데, 설사를 일으키기 쉬운 결점이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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