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생각이 집단이 되고 기회가 되는 시대.
2009년 DARPA는 인터넷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여 "빨간 풍선 찾기"라는 공모전을 실시했다. 미국 전역 어딘가에 대형 빨간 풍선을 띄어놓고, 가장 빨리 찾는 팀에게 $40,000을 주는 것이었다. DARPA는 이 공모전을 통해서 인터넷상에서 정보가 공유되는 속도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파악해보려고 하였다.
얼마나 걸렸을까?
답을 알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 공모전은 MIT 대학생팀에 의해 불과 9시간 만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Twitter, Facebook을 통해 서포터를 찾았고, 제보에 대해 상금을 거는 방식으로 풍선들을 순식간에 찾아냈다. MIT 대학생팀은 인터넷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어떻게 개인의 관심사와 연결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부터 8년이 흘렀다. Facebook(Twitter는... 그저 눈물만)의 능력은 단순한 SNS를 넘어 또 하나의 삶의 플랫폼으로서 확장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새부터인가, 사람들은 서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모이기 시작하였다. 주말이면 영어부터 개발자들끼리 모이기 시작하였고 그들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는 마케팅의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거대한 세력이 되어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회에 영향을 끼쳐가고 있다.
우리 가까운 곳을 생각해보자. 한국 국민으로 자랑스웠던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다양한 이색단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래와 같은 범야옹연대는 물론이거니와 민주 묘 총, 안남 시 미연대 등이 그러했다. 그리고 이름이 의미하듯이 저들은 분명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 단체들이었다. 인터넷은 이런 이들을 쉽게 뭉치게 도와주고 있다.
사회가 더할 나위 없이 요동친다. 인공지능은 물론이거니와, 로봇, 4차 산업혁명 등 근 십수 년 사이 가장 요동치는 것 같다. 안 그래도 고용의 불안함에 떠는 노동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부모님 세대는 "그저 열심히만 하면" 불평등이 있다 한들 어떻게든 꾸역꾸역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한 명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던 도중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표지가 말해주는 것처럼, 저자는 앞으로 다가올 사회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개인의 생각과 시도가 곧 집단이 되고 기회가 되는 시대
과거에 우리는 영웅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어떤 정말 특출한 이가 주기적으로 태어나 난세를 평정하고 만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리고 그들 만이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저자는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연결성은 우리 모두에게 그러한 기회를 준다고 주장한다. 개개인 모두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이 영향력은 집단을 구성하게 도와주며 나아가 사회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랍의 봄을 기억하는가? 페이스북에 올린 개인의 글이 우리가 생각할 수 없던 규모로 사회의 구조 자체를 흔들었다.
혁명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현상"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동시에 혁명은 어느 순간 빅뱅처럼 생겨나 터지는 것이 아닌, 조금씩 발화점을 향해 올라가는 물의 온도와도 같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 이 책은 개인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고, 관계와 연결이라는 두 키워드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회를 살아나갈 지혜를 제시해준다.
눈 앞에 파도가 오고 있다. 어떤 이는 파도를 이용해 서핑을 즐기고 있고 어떤 이는 그런 모습을 사진 찍어 팔고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이는 이를 보며 관심 없어하거나 무서워 도망가기에 바쁘다.
파도에 빗대어, 나는 다가오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적극적으로 나를 연결해가며 거대한 흐름을 활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도망치고 있는가?
아니면 무시하고 그냥 하던 대로 하고 있는가?
책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분명한 질문을 던져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