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책 디자인 가지고 씨름하다가 도저히 아이디어가 안 나와서 탈출을 결심하고 영원한 나의 데이트 메이트 엄마한테 전화했다.
"엄마 강알리 카페 가볼래?"
그랬더니 싸늘한 경상도 여자의 반응이 되돌아온다
"추븐데 무슨 강알리고, 나는 집에 있을란다, 암데도 안 간다"
분명히 암데도 안간다고해서 혼자 털래털래 영화관으로 갔다.
로맨스 영화 좀 보면 뭔가 떠오를 것 같아서.
영화 보고 나오니 '주먹밥 먹을래'라고 엄마가 카톡이 와있길래, 지금 영화관이라고 하니까
영화 보러 가면 같이 가야지 혼자 가냐며 역정을 내신다...........
아무래도 변덕과 삐지는 거는 집안 내력인 것 같다.
내가 영화 안 본 사이에 영화값 많이 올랐다.
할매답게 포인트 결제 및 카드 영화 무료 쿠폰 못 찾아서 돈 다 주고 봤다.
물론 찐따답게 캐러멜 팝콘 대자와 제로 콜라를 시켜서 혼자 구석에서 먹으면서 봤다.
"가장 초라하던 때, 가장 눈부시던 우리"
근데 누구니.
누가 내 얘기 김도영 감독한테 했니?
누가 내 썰 구교환, 문가영한테 했니?
싸이월드
휴학하고 알바
에스오일 주유소
똥색 마티즈
기름 주유 5천 원
편입준비
편입영어
강사님의 귀에 때려 박는 스타카토 화법의 문법 수업
자~ The car Jane bought 제인이 산 차.
대강의실 빽빽이 수업
아이리버
잔스포츠 가방
카고팬츠
매직 스트레이트
세팅머리 꼬아서 말리기
윈도우 밀어 드릴까요?
동아리방 초록색 책상 커버
육개장 사발면
동아리방 선배들 담배 귀 위에 얹기
폭스바겐 미니
참참참 술자리 게임
불짬뽕
반지하
옥탑방
팀- 그댈 사랑합니다~
임현정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https://youtu.be/vlhvN46 adJw? si=D6 j4 ANMNYklo2 Nj6
우연히 만나 언제 옆에 왔는지 모르게 어느새 곁에 와있던 인연.
"심장도 떼준다고 해줘"
2025년 첨밀밀 한국버전이라고나 할까.
20대 청춘 연애의 후회, 성장을 잘 그려 낸 것 같다.
연애 서사가 너무 현실적이라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휴학 중의 신분으로 취업한 게임회사에서 인격모독과 사회의 쓴맛을 보고 집에 칩거하면서 냉랭해지는 순간들, 정원에게 그러면 안 되면서 계속 함부로 하게 되는 시간들.
구교환이 남자친구 현실판을 잘 연기한다고 느꼈다.
특히 이씬에서
잘못하면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데,
너무 진짜 같아서 완전히 몰입했다.
헤어지는 순간, 그 순간 조금의 거리만큼 멀어진 걸 너무 잘 표현해서 놀랬다.
난 개인적으로 현재를 흑백으로 표현한 감독의 연출에 감탄했다.
중간에 은호가 만든 게임 서사에 제인이 납치당하는 고난을 넣으면서 갑자기 세상이 흑백으로 변한다고 하는 씬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현재에 투영한 것 같았다.
옛날에 내가 본 청춘 로맨스 미드 Girls에서도 하나가 아담에게 "넌 내가 죽으면 어떨 것 같아?"
라고 질문하자 "살 수는 있겠지. 그런데 다 의미 없을 것 같아. 꽃도 나무도 전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라고 말하는 대사와 오버랩이 되었다.
어디서 멋진 모습으로 잘 지내겠지?
어디선가 잘 지내겠지?
그렇게 우연의 점들을 찍어가 듯, 한 점에서 또 우연히 만나면 좋겠다.
"은호야, 그때 내 집이 되줘서 고마웠어"
끝으로,
정원아 행복해야 해.
근데 나는 오늘 이 영화 보면서 니 생각했다?
잘 지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