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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콩 Nov 05. 2023

전공은 지질학

※ 지질학 : 지구를 이루고 있는 물질들과 이들 물질들의 형성 과정 및 지구의 역사, 그리고 지구에 생존하였던 생물들의 화석 따위를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출처 : 위키피디아)


 현재 토목업에 종사 중인 나의 전공은 지질학이다. 지질학이라고 하면 무슨 학문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대학에 지질학과라는 전공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질학과는 전국 대학의 12곳정도에만 있는 학과이기에 관심이 없으면 모를 것이다. 이마저도 순수하게 '지질학과'라고 전공명을 기재한 학교가 많이 없어 더 드물다고나 할까.


 대학을 다닐 때도 사회에 나와서도 전공을 물어보는 질문에 지질학이라고 대답하면 '뭐 배운다고? 지리?', '어느 지역 땅을 사야 돈이 될까?'라는 물음이 되돌아오곤 했다. 지구의 역사, 그리고 암석, 화석 같은 걸 배웠다고 하면 돈이 안된다, 신기하다, 나중에 뭐 하냐 등등의 답변으로 돌아왔다.


 내가 지질학과를 가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지구과학이 좋아서, 지구과학이 재밌어서였다. 고등학생 시절 역사가 싫어 이과를 선택했고 이과임에도 수학공식과는 친하지 않은 애매한 학생이었다. 수Ⅱ와 미적분은 애초에 포기대상이었고 그나마 재미를 붙였던 건 생물학과 지구과학이었다. 특히 지구과학에서 판구조론을 배울 때는 흥미로웠고 대기에 대해 배울 때는 하늘의 구름이 움직이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행복했고 진화를 배우며 어린 시절 공룡을 좋아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렇다 보니 지구과학을 집중적으로 파게 된 건 당연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지구과학 Ⅰ,Ⅱ 내신과 모의고사는 항상 상위권이었고 결국 대학 전공선택까지 영향을 주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암석학과 광물학, 구조지질학, 고생물학 등을 배우며 흥미로웠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학교 생활을 했다. 하지만 3학년이 되고 점점 현실을 바라보게 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공을 살리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선배들을 보니 대학원을 진학한 뒤 공기업이나 연구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드물게 대기업으로 취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공기업과 연구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선배들에게 물어봤을 때도 대부분이 공기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었고 그 외엔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로 가려고 했다. 순수하게 지구과학이 좋아서 선택한 이곳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땐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현실에 부딪히는 순간이었다. 그러던 나에게 누군가 한마디 툭 던졌다. 그땐 그 한마디가 내 진로가 결정되어 버릴 것이라는 건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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