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길을 걷다 만난 생각 2

by 봉림숲

설거지


이른 아침

수십 리 우물에서 발원한 맑은 물줄기가

주방의 엄지만 한 수도꼭지로 터져 나와

개수통에 정화수를 담아낸다


지난가을

산행길에서

흐르는 물처럼

정갈하게 살기로 다짐했던 희미해진 기억


아내는 이른 아침 그 산행길 물을 길어

'달그락달그락'

밥상 물린 빈 식기를

정성스레 씻어

찬장에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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