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끝맺음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좋은 시작도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끝맺음을 잘하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끝나면
어떤 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장 먼저 영화관을 빠져나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는 영화의 여운을 느끼며
마지막까지 엔딩크레딧을 보는 사람도 있다.
함께 영화를 본 사람이 천천히 엔딩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들썩이는 엉덩이를 자리에 붙이고 조금 기다려 주면 좋지 않겠는가.
2시간짜리 영화의 엔딩을 마무리하는 데에도
서로가 이렇게나 다른데
한 몸처럼 영혼을 바쳐 사랑했던 이와의 엔딩은
과연 어떠할까.
애타게 온 몸으로 끌어안았던 온기가
서로 다른 비열 때문에
조금 다른 속도로 식어갈 수도 있지 않는가.
사랑했던 이와의 끝맺음이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상대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부정하는 단계까지 가야만 하는 것일까.
사랑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도
서로를 배려할 수 없는 것일까.
서로 다른 끝맺음의 시간을 배려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애정은 남겨두고서,
그렇게 끝맺음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헤어짐이 조금 더 걸린다 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