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낀 나의 아저씨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지안이 오랜 시간 힘들게 모셔온 할머니의 장례식이다.
할머니를 납골당에 모시고 내려오는 길
모든 사람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은 그 순간에
"차 막혀요 빨리빨리 오세요"
버스기사의 툭 하고 떨어지는 한 마디가 온몸에 전율을 돋게 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뛰기 시작했다.
버스를 향해 그리고 앞으로 살아 내야 할 현실을 향해
한 명 두 명 그리고 나의 아저씨까지 뛰는 모습을 보고서야 할머니 사진을 들고 있던 지안까지 뛰기 시작한다.
뛰는 걸음걸음마다
휘감고 있는 슬픔을 떨쳐버리겠다는 듯이
현실을 다시 살아가겠다는 듯이
그렇게 밝은 표정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내 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