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고양이 키우기 기능은 왜 생겼을까?

작고 귀엽지만 강력한 리텐션 구조

by Bon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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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 확인하러 들어간 금융 앱에서, 귀여운 고양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고양이 키우기? 이게 뭐지? 처음엔 의아하지만, 한 번쯤 열어보게 된다.

그냥 숫자만 확인하던 앱이, 이제는 조금 더 ‘정서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 기능은 왜 생겼을까?






토스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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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2022년,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로운 차원의 금융(New Dimension of Finance)”

기존의 ‘간편한 송금 앱’에서, 이제는 누구나 스며들 수 있는 다정하고 감정적인 금융 경험으로 방향을 확장하겠다는 선언이었죠.


당시 함께 시작된 ‘토스의 도전’이라는 브랜드 캠페인에서는 어린이, 시니어, 장애인처럼 금융 접근성이 낮았던 사용자들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카드를 처음 만들고, 생애 첫 송금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토스는 브랜드가 먼저 도전하고, 그 안에 사용자도 초대하는 방식을 택한 셈이죠.

그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연결됩니다.
“누구에게나 쉬운, 다정한 금융.”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기능이 바로 ‘고양이 키우기’였습니다.

2024년 초부터 앱에 조용히 도입된 이 기능은, 2월 설날 이벤트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름은 ‘고양이 키우고 간식 받기’.

출석 체크, 상품 구경, 토스페이 결제 등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 간식(사료)과 장난감을 모아 고양이를 키울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죠.





사용자 관점 분석


이 기능은 단순히 “귀엽다”는 수준을 넘어서, 금융 서비스에서의 긴장감과 거리감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고양이가 기다려주는 느낌, 오늘도 앱 열어보게 돼요.”
“귀엽고 부담 없어서 자꾸 보게 돼요.”


‘고양이’라는 캐릭터가 들어오면서, 사용자와 서비스 사이에 정서적 완충 장치가 생기고, 숫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도 조금 더 말랑해지죠.


무엇보다 이 기능은 보상을 자동으로 주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앱을 열고, 간식을 주는 행동을 해야만 보상이 주어집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그만큼 보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생기고 “오늘은 간식 줄 수 있을까?” 하는 자발적인 앱 방문 루틴이 만들어집니다.





타 서비스 사례 비교 – 두잇 vs 토스


비슷한 구조를 가진 서비스로는 공동 배달 플랫폼 두잇(doeat)이 있습니다.

두잇은 ‘두잇 777’ 같은 특정 음식을 주문하면 자동으로 사료(모이)가 쌓이고, 이를 모아 병아리를 키우면 실제로 치킨 기프티콘을 받을 수 있는 구조예요.


직접 사용해보면서 좋았던 점은, 사용자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보상이 누적된다는 편리함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자동화되어 있어서 보상의 존재를 잊기 쉬운 구조이기도 했습니다.
UI 피드백이 약하면 “내가 지금 뭔가 받고 있었나?” 하는 감각이 흐려지거든요.


토스는 이 부분을 다르게 설계했죠.

사용자가 직접 페이로 결제 후 해당 페이지로 이동해 행동해야만 보상이 주어지고,

그 과정에서 기대 → 행동 → 피드백이 반복되는 몰입 구조를 형성합니다.


요약하자면

두잇은 편리하지만 몰입과 인지가 약한 구조,

토스는 번거롭지만 사용자의 감정과 행동을 이끌어내는 구조.

입니다.


UX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자면,
토스는 ‘귀여움’ 뒤에 감춰진 정교한 반복 설계가 인상 깊은 사례였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 UX – 장점과 유의점


게이미피케이션은 사용자의 감정에 자극을 주고, 작은 행동을 루틴화시키는 강력한 UX 전략입니다.


장점

정서적 접점 형성: 딱딱한 서비스에 감정을 연결해 진입 장벽을 낮춘다.

리텐션 강화: 반복 행동을 자발적 루틴으로 유도한다.

행동 유도 설계: 강요 없이 자연스럽게 기능 이용 흐름을 만든다.

긍정적 브랜드 경험: 작고 유쾌한 기억이 브랜드 호감으로 이어진다.


주의할 점

보상이 전부가 되지 않게 :내적 동기 없이 리워드만 주면 쉽게 이탈함.

재미가 스트레스로 바뀌지 않게 : 랭킹, 연속 미션, 시간 제한은 부담을 줄 수 있음.

사용자 통제권 보장 : 강제 알림, 끌 수 없는 루프는 거부감을 유발.

브랜드 톤과의 일관성 : 과도한 장난스러움은 신뢰가 중요한 서비스엔 독이 됨.


UX 디자이너가 던져야 할 질문

이 재미는 누구를 위한가? - 타깃 사용자에게 맞는 정서적 언어와 피드백인가?

보상 구조는 예측 가능하고 납득이 가는가? - 사용자가 기대한 보상과 실제 보상 사이에 괴리는 없는가?

자발적인 흐름인가, 억지스러운 유도인가? - 참여가 강요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선택권이 보장되는가?

서비스 본질과 톤앤매너에 어울리는가? - 재미 요소가 브랜드 신뢰나 목적을 해치고 있진 않은가?

중단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는가? - 푸시, 루프, 미션—원할 때 멈출 수 있는 UX인가?





마무리


‘토스 고양이 키우기’는 작고 가벼운 기능처럼 보이지만,

UX 디자이너 입장에선 감정 피드백과 반복 설계가 잘 버무려진 사례입니다.

사용자의 감정에 어떤 자극을 주고, 어떤 방식으로 행동을 유도하며, 그 흐름을 어떻게 리텐션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작고 귀여운 간식 하나. 그 안에 담긴 설계와 리듬이 오늘의 UX를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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