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란 무엇인가

by 나온

100개의 질문, 100번의 생각

질문 22. 코로나로 추석 풍경이 많이 바뀌고 있네요. 이제 우리는 '추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르게 답을 해야 할 거 같아요. 뭐라고 답하고 싶나요? 내가 바라는 추석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리 집은 큰집이었다.


어렸을 땐 몰랐다. 왜 여자들은 작은 상에서 밥을 따로 먹는지. 왜 엄마는 하루 종일 음식을 하고 설거지만 하는지. 남자들은 왜 가만히 누워있는지.


아주 어렸을 땐 명절이 싫진 않았다. 학교에 가지 않는 긴 연휴였고, 맛있는 명절 음식들을 잔뜩 먹을 수 있었다. 설날이면 세뱃돈도 받았다. (근데 그 돈 다 어디 갔지?)


조금 머리가 크고나서부터는 명절이 싫었다. 그 이유는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다들 공감하는 이유들 때문이다. 몇 년은 연휴를 붙여 쓰고 혼자 해외여행을 다니곤 했다.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주변에 친구들, 직장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부장님들까지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명절에 행복해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다. 명절 우울증이라는 단어도 있으니 말이다.


온 국민이 짧은 기간 친정과 시댁 등을 오가는 것,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는 것 등은 모두 사회적 비용이다. 꼭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육체적 또는 정신적 노동으로부터 오는 개개인의 피로감을 어떻게 다 환산할 수 있을까.






그래서 '추석이란 무엇인가'. 평소 사전에 의미를 검색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설명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에 있어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을 거둘 계절이 되었고 1년 중 가장 큰 만월 날을 맞이하였으니 즐겁고 마음이 풍족하였다.


농경사회 기반으로 생겨난 문화. 지금은 너무 많은 것이 달라진 세상이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더욱 그러한데 앞으로의 추석은 더욱 달라질 것이다. 분명 달라져야할 부분이 아직도 많다.


물론 자주 보지 못하는 부모님과 형제들을 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이 꼭 추석, 설날이라는 정해진 날이어야 좋은 것은 아니다. '명절은 자고로 이래야 한다'는 것이 없어지면 좋겠다.


그냥 어떤 날이든 각자 본인이 편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날들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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