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소비자는 결국 브랜드의 진심을 기억한다

AI는 이제 브랜드의 성장을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가 되었다. 브랜드는 AI를 통해 더 빠르고 정교하게 확장할 수 있게 되었고, 콘텐츠 생산과 마케팅 실행의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비슷한 기술을 활용하는 시대가 되자, 브랜드 경쟁력의 기준 역시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허브스팟(HubSpot)의 《2026 마케팅 현황 보고서》(The 2026 State of Marketing Report)는 이 변화를 "기술과 인간성이 만나는 지점"으로 설명하며, AI로 확장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브랜드가 중요해졌다고 정리한다. 허브스팟은 CRM과 마케팅 자동화가 강하게 결합된 성장형 플랫폼으로, 업계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 기업이기도 하다.


허브스팟에 따르면 이제 AI 활용 자체는 차별화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보고서는 "AI는 기본값이지 차별점이 아니다"(AI is the Baseline, Not the Differentiator)라는 표현으로, 더 이상 AI를 쓰는가 여부가 경쟁력을 가르지 않는다고 본다. 또 61%의 마케터는 AI 때문에 마케팅이 지난 20년 중 가장 큰 변화 국면을 맞고 있다고 응답했고, 80%는 콘텐츠 제작에, 75%는 미디어 제작에 AI를 활용한다고 제시한다. 허브스팟 블로그 역시 1,500명 이상의 글로벌 B2B·B2C 마케터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6년 마케팅 환경을 분석하며, AI가 고객을 발견하고 참여시키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지점에서 브랜드는 중요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모두가 비슷한 생성형 AI 도구로 비슷한 속도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기억할 것인가. 허브스팟은 그 답을 브랜드 관점(Point of View, POV)에서 찾는다. 보고서는 "브랜드 관점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다"(Brand POV Is the New Growth Engine)라고 밝히며, AI가 시장에 콘텐츠를 넘치게 만들수록 뚜렷한 관점이 없는 브랜드는 쉽게 묻히고, 앞으로의 성장은 노출량보다 차별성, 신뢰, 적합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이 말은 매우 시사적이다. 이제 브랜드 경쟁력은 단순히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에 있지 않다. 오히려 브랜드가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태도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AI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보다 해석력과 태도에 가까워지고 있다. 허브스팟은 실무적으로도 무엇을 자동화할지, 무엇을 사람의 창의성과 판단에 남겨둘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현대 마케팅 팀의 운영 방식은 단순한 도구 경쟁이 아니라, 자동화와 인간적 창의성의 경계를 설계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산업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산업들은 원래부터 기능만이 아니라 취향, 감정, 정체성,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함께 판매해온 영역이다. 그래서 AI가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고 해도, 소비자가 실제로 반응하는 것은 결국 브랜드가 보여주는 미감, 말투, 맥락, 배려의 결이다. 허브스팟 블로그도 2026년 주요 마케팅 흐름으로 AI를 활용한 개인화 콘텐츠, 자동화, 브랜드 가치를 반영한 콘텐츠, 검색 변화에 대응한 최적화를 꼽고 있다


결국 브랜드 경쟁력의 중심에는 다시 신뢰가 놓이게 된다. 허브스팟은 "인간 주도 마케팅이 신뢰와 매출을 이긴다"(Human-Led Marketing Wins Trust and Revenue)라는 표현으로, 자동화는 실행을 확장하지만 인간의 통찰이 연결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올해 데이터는 소비자가 진정성 있고, 도움이 되며,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브랜드에 더 반응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정리한다. 허브스팟 마케팅 부문 부사장(SVP of Marketing, AI, & GTM) 키어런 플래너건(Kieran Flanagan) 역시 오늘날 AI가 인간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그중 상당수는 평균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소비자는 인간이 만든 콘텐츠를 더 찾게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뉴스레터, 팟캐스트, 유튜브처럼 AI가 과도하게 잠식하지 않은 공간에서 인간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의 가치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는 양적 생산을 넘어, 브랜드다움이 담긴 콘텐츠가 더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마케팅 현황 보고서 10판》(State of Marketing Report: Tenth Edition)에 따르면, 전 세계 약 4,450명의 마케팅 리더를 조사한 결과 고객은 더 이상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원하지 않으며, 대화를 원한다. 또한 83%의 마케터가 개인화된 양방향 메시지로의 전환을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순간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활용에 만족하는 비율은 4명 중 1명 수준에 머문다고 한다. 기술은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그 기술을 관계로 바꾸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뜻이다.


브랜드 신뢰의 중요성은 에델만(Edelman)의 《2025 에델만 신뢰 지표 특별 보고서: 브랜드 신뢰, 우리에서 나로》(2025 Edelman Trust Barometer Special Report: Brand Trust, From We to Me)에서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에델만에 따르면 오늘날 80%의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브랜드를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기업, 미디어, 정부, NGO, 고용주에 대한 신뢰보다 높다. 같은 보고서는 신뢰가 이제 처음으로 품질, 가격과 동등한 구매 고려 요소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소비자는 거창한 구호보다, 내 삶에 실제로 어떤 안정감과 의미를 주는 브랜드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AI 시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은 역설적으로 더 인간적인 방향으로 이동한다.


기술은 브랜드의 손과 발을 넓혀준다. 더 빨리 쓰고, 더 많이 만들고, 더 정교하게 타기팅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브랜드의 얼굴까지 대신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어떤 문장을 선택할지, 어떤 순간에 침묵할지, 어떤 고객 경험을 배려라고 부를 수 있을지, 그리고 어디까지 자동화하고 어디서부터 사람이 책임져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브랜드의 철학이다. 브랜드 관점은 바로 여기서 힘을 가진다. 소비자는 점점 더 많은 콘텐츠를 보지만, 점점 더 적은 브랜드를 기억한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대개 기술을 잘 쓰는 브랜드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서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브랜드이다.


결국 AI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효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브랜드는 더 빨라질 수 있지만 더 얕아져서는 안 된다. 더 많이 만들 수 있지만 더 비슷해져서는 안 된다. 더 정교하게 타기팅할 수 있지만 더 차갑게 느껴져서는 안 된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소비자는 더 본능적으로 알아본다. 이 브랜드가 단지 기술에 능숙한지, 아니면 정말 사람을 이해하는지를 말이다. 앞으로 오래 남는 브랜드는 AI를 많이 쓰는 브랜드가 아니라, AI로 확장하되 그 안에서 더 선명한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브랜드일 것이다.


참고자료
HubSpot(허브스팟), The 2026 State of Marketing Report(《2026 마케팅 현황 보고서》).
HubSpot Blog(허브스팟 블로그), 2026 state of marketing: Data from 1,500+ global marketers.
Salesforce(세일즈포스), State of Marketing Report: Tenth Edition(《마케팅 현황 보고서 10판》).
Edelman(에델만), 2025 Edelman Trust Barometer Special Report: Brand Trust, From We to Me(《2025 에델만 신뢰 지표 특별 보고서: 브랜드 신뢰, 우리에서 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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