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도체, 부도체..?? 대체 뭐야 이게..
아들 : 뭐야? 불량품이야? 용팔? 거기서 사기당한 거야??
나도 순간 불량품인 줄 알았다. 컴퓨터의 경고음 소리는 생각보다 상당히 볼륨이 커서 놀란 나머지 얼른 전원 코드를 뽑아버렸다. 갑자기 허탈하고 억울했다. 용돈을 날려먹은 것보다는 미리 그렇게 사전조사를 하고 갔음에도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억울했다.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 난 속는 셈 치고 램을 뺐다가 다시 꽂은 다음 컴퓨터를 다시 켜봤다. 이럴 수가, 컴퓨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켜졌다. 컴퓨터의 성능이 잠깐 표시되는 첫 화면에 16Mb 램이 찍히는 모습을 보자 가슴이 웅장해지는 마음을 느꼈다.
아들 :??? 뭐야?? 아빠가 잘 못 꽂았었네.
보드와 접촉이 잘 안 되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램이 잘못 꽂히면 내가 들었던 경고음이 울린 다는 것을 알았다. 램에는 전기가 흐르는 금속이 금빛 배선이 일부 드러나 있는데 그 부분이 보드와 잘 접촉이 안되어 전기가 흐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반도체를 설명해 주면서 사실상 제일 중요한 도체와 부도체를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다. 처음에 반도체는 그저 전기가 흘렀다 안 흘렀다 하는 물체라고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반도체란 놈은 인간이 만든 기술이 적용된 가공된 물체다. 세상에는 도체와 부도체만 존재했다. 이렇게 말하니 어떤 대하소설의 첫 문장 같은데..
세상에는 인간이 아직 검증하지 못한 초전도체다 뭐다 하며 아직 모르는 물질도 있겠지만 아직 확실한 물체는 도체와 부도체만 있다고 보면 된다. 전기가 흐르면 도체, 흐르지 않으면 부도체다. 한자에서 유래한 단어의 뜻 자체가 그렇다.
다시 더더더 쉽게 말하면 컴퓨터와 가정용 게임기 예를 들어 플레이 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또는 닌텐도 스위치를 TV에 거치해서 사용하는 경우 수많은 전선이 아빠를 정신 못 차리게 했었다. 그 전선들은 사실 겉은 부도체로 감싸 있고 속 안에는 도체로 만들어져 있다.
그냥 도체로 만들면 왜 안되냐고? 만약 모든 전선이 도체가 노출되게 만들어 놓고 둔다면 그럼 그 전기가 계속 흘러넘쳐서, 그 전선을 만지는 사람이 누구든 전기가 흘러서 크게 다칠 수 있다. 게다가 그 전기가 어디로든 아깝게 빠져나가서 손해가 크게 될 수도 있다. 결국 전기를 가둬놓고 딱 게임기나 컴퓨터를 켜는 용으로만 쓰기 위해, 그리고 사람이 만져서 다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모든 전선은 속에 도체로 전선을 구성하고 겉을 부도체로 감싸 놓는다.
콘센트에 꼽는 전기코드의 끝을 보면 은색으로 처리되어 있다. 모든 대부분의 전선은 이렇게 끝부분만 도체로 처리해서 전기가 흐르게 만들었다. 요즘은 배터리에 충전을 해서 무선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많지만 아직 대부분의 가전제품,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등등 모든 유선 가전제품은 전기코드와 전기선이 모두 이렇게 도체와 부도체로 만들어져 있다.
결론적으로 컴퓨터의 램도 끝부분에 전기가 통하게 금속 성분을 만들어두었고 그것을 보드에 딱 맞게 연결해서 램을 사용해야 한다. 모든 전자제품이 그렇게 도체와 부도체의 조합으로 만들어져 있고 반도체는 인간이 만들어서 전기를 원하는 대로 사용하려고 같이 넣은 신물질이다. 난 이 반도체가 인간의 삶을 말도 안 되게 바꿔주고 있기 때문에 신의 물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