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자신을 존귀하게!

by 부소유

오늘도 선문답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다. 선불교의 가르침 중 하나인 '불립문자'에 대해 강신주 선생님은 열정적으로 설명하셨다. 불립문자는 문자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을 스펙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사람을 문자의 집합으로 평가하는 모습과 닮아 있었다.


선생님은 자신의 대학 시절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다. 당시 교수님이 영어 단어를 섞어가며 강의하셨는데, 선생님은 그 교수님이 외국에서 학위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국내에서 학위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왜 굳이 영어를 써야 했을까? 그건 아마도 문자와 스펙에 얽매인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다. 예를 들어, 퇴근하는 남편이 아내에게 "사랑해"라고 말할 때, 그 말은 "갔다 올게"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했다. 문맥의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말의 표면적 의미에만 집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엄마가 화가 나서 아이에게 "나가"라고 할 때, 아이가 그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집을 떠난다면, 이는 큰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문답은 시적인 언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교종과 달리 선종은 깨달음을 중시한다. 경전을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은 불교가 문자의 세계를 벗어나 깨달음을 추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셨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친구가 집에 놀러 왔는데,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손님이 주인의 옷을 입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며 설명하셨다. 이는 주인과 손님의 역할이 뒤바뀐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종종 주인으로서의 자각을 잃고 손님의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은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우리가 주인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침마다 자신을 '주인공'이라고 부르고, 이에 자신이 '네'라고 대답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었다. 서암 스님이 매일 아침 자신을 주인공이라 부르고 대답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저 웃음이 났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었다. 스스로를 주인으로 자각하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태도를 의미했다.


종교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새겨졌다. 선생님은 초월적 신 개념을 비판하며,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이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것임을 설명하셨다. 불교 역시 초월적 신을 부정하고, 인간이 주인임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서양 철학과 불교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교육과 자주성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아이를 주체적으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말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이는 곧 아이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서암 스님의 주인공 이야기는 다시금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주인으로 자각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 그리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것.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깨달음의 길임을 깨닫게 되었다.


실천적 활용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었다. 매일 아침, 자신을 주인공이라고 부르고 이에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태도를 기르는 것. 이러한 작은 실천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상상해 보았다. 아마도 한 달만 꾸준히 해본다면, 우리의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더 이상 눈치를 보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나는 주인공으로 사는 법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주인공으로 산다는 것은 단지 외치는 것만이 아니라, 매 순간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며, 스스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다.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주인공이라 외치며 그 길을 걸어가고자 다짐했다. 주인공으로서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