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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연 작가

<태어나는 말들>을 통해 생각해 보는 고통에 대한 글쓰기..

by 부소유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의 시작과 끝을 직접 장식했다. 조여름 작가의 북토크에 이어서, 조소연 작가의 북토크에 참석하며 나는 문학과 언어,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이 북토크는 그저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나 홍보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창작 과정과 내면세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빚어진 작품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편도 세 시간의 이동거리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었던 만족스러운 자리였다.




북토크의 시작부터 나는 작가 조소연의 말속에서 진지함과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단순히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삶의 여러 층위를 섬세하게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작가였다. 그녀의 책 ‘태어나는 말들’은 제목에서부터 그러한 의도를 담고 있었다. '태어나는 말들'이라는 표현은 언어가 가지는 창조적 힘을 암시하며, 독자로 하여금 그 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하게 만든다.


조소연 작가는 책의 제목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면서, 언어가 단순히 소통의 도구에 그치지 않고, 우리 존재의 일부로서 우리의 삶과 감정을 형성하고, 때로는 그 자체로 생명을 지닌다고 말했다. 그녀의 이러한 설명은 나에게 언어가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 삶의 본질적인 부분이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그녀는 언어를 통해 독자와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말이 가지는 생명력을 강조했다.


또한, 작가는 창작의 과정에서 느꼈던 고통과 기쁨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창작은 그녀에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 끊임없는 고민과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얻은 성취감과,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어 있던 감정과 생각들이 언어로 구체화되었을 때의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녀의 이러한 말들은 창작의 고통과 기쁨을 경험해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공감할 수 있게 했다. 작가의 이러한 진솔한 고백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만들었고, 작가로서의 그녀의 열정과 진정성을 느끼게 했다.


조소연 작가는 독자와의 소통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작품을 쓰는 동안, 그녀는 독자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를 늘 염두에 두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독자가 단순히 소비자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통해 함께 의미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독자와의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이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었고, 그 과정에서 언어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했다.


북토크가 진행될수록 나는 그녀의 작품이 단순한 글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말한 대로, 언어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언어를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는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계속해서 살아 숨 쉬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녀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생명체와의 만남이며, 그 만남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새로운 감정과 생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조소연 작가와의 대화는 내가 글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 놓았다. 나는 이제 글을 단순한 읽을거리나 오락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중요한 과정으로 보게 되었다. 그녀의 작품 ‘태어나는 말들’은 나에게 말과 글이 지닌 힘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언어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우리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그 언어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자신을 이해하고, 때로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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