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4. 난방비 0원으로 겨울나기
이삿짐을 싼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 집에서 3번째 겨울을 맞이했다.
30년이 넘은 구축아파트의 겨울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첫 번째 겨울엔 70만 원 난방비 폭탄을 맞고, 두 번째 겨울엔 난방대신 전기장판에서 연명하며 춥디 추운 구축아파트의 겨울을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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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난방비 1등 신화(?)
올 3번째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하다. 작년까진 남편과 나 둘만 버티면 됐지만, 올해는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이기 때문.
출산 전부터 가장 걱정되었던 건 이 집의 추위였다. 아기에게 적정한 온도가 21-25도라는데.. 그동안 켜두지 않았던 난방을 켜야 하나.. 문제는 난방을 틀어도 그다지 집이 따뜻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량계 방식의 중앙난방인 우리집은 희망온도를 설정하고 싱크대 아래에 있는 밸브로 온수량을 조절하면 바닥에 온수가 도는 방식이다. 난방만 켜면 따뜻해질 거란 기대와는 달리, 아무리 따뜻하게 온도를 설정해도 만족할 만큼 집이 따뜻해지지 않았다. 세 걸음에 한 번씩, 살짝의 온기가 있었달까. 작년에 난방을 켜지 않고 전기장판에 의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갓 태어난 아기를 전기장판에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들은 출산 전에 아기용품들을 사고 아기방을 꾸민다던데... 30년 넘은 구축아파트에 사는 예비엄마는 난방을 대신할 겨울나기를 가장 먼저 준비했다.
본가에 살 때 외벽에 위치한 내 방 창문에는 늘 뽁뽁이가 붙어 있었다. 그땐 실제 난방 효과가 있는지 별 관심이 없어 체감하지 못했는데, 역시 구관이 명관인가 보다.
복도식 아파트라 현관 근처만 가도 외풍이 느껴지고, 베란다가 붙어 있는 안방 창문에서 한기가 느껴져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단열 필름, 일명 뽁뽁이었다.
안방 창문과 현관 중문, 그리고 거실 쪽 폴딩도어까지 뽁뽁이로 도배했다.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창 크기에 맞게 자른 뽁뽁이를 붙이기만 하면 끝이라 만삭의 몸으로도 별 힘이 들지 않았다.
간단한 방법에 비해 단열효과는 꽤 컸다. 예전엔 전기장판이 켜진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우면 입김이 나올 정도로 공기가 차가웠는데, 뽁뽁이를 붙이고 나니 방 안이 많이 따뜻해졌다. 아기와 함께인 지금도 여전히 난방을 켜지 않고 있지만 실내온도 20도 내외로 유지되며 큰 추위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뽁뽁이가 있다한들 아무래도 난방을 켜지 않다 보니 바닥은 매우 차갑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러그!
도톰한 재질의 러그를 소파와 침대 아래에 깔아 두니 맨발로 다녀도 차갑지 않았다. 가끔 아기를 보느라 바닥에 앉아 있을 때도 방석을 깐 것처럼 푹신하기도 해서 여러모로 만족 중이다.
우리집 신생아는 현재 먹고 자고의 반복 생활 중이라 아기침대와 거실 소파, 활동 범위가 거의 정해져 있다. 그렇다 보니 집안 전체가 아닌 가성비 있게 머무르는 곳만 따뜻하게 해 줄 히터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
좌측 사진의 미니 히터는 좁은 공간의 온도를 따뜻하게 올릴 때 사용 중이다. 소파에 있을 때, 잠을 잘 때, 목욕할 때 아주 요긴하다. 냄새 걱정 없고 넘어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는 안전한 제품을 고르고 골랐다. 희망온도 설정과 예약도 가능해서 특히 아기 키우는 집에 추천한다.
우측 사진은 파티션 히터다. 소파에 앉아 있거나 책상에 앉아 일할 때 사용할 용도로 구매했다. 다만 파티션 히터만 켜는 것은 큰 따스움은 없고 그 위에 담요로 덮어야만 효과가 있는 것은 단점이다.
난방을 켜지 않는 덕에 동일 평형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항상 낮은 편에 속한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정말 난방 사용량이 0이 맞는지 관리소에서 점검을 나오기까지 했다. 아기까지 키우는데 안 켜도 괜찮냐며.
사실 뽁뽁이에 각종 난방용품을 준비하긴 했지만 아기가 조금이라도 추워하면 바로 난방을 켤 생각이었다. 효자인 건지 타고난 건지 다행히 백일이 돼 가는 아기는 그 흔한 열 한 번 없이 건강하다. 오히려 시원하게 키운 것이 면역력을 키웠나.
이렇게 구축아파트에서의 3번째 겨울이 끝나간다.
난방비 0원으로 신생아 키우기 어렵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