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개 Apr 07. 2022

[애덤 프로젝트 (2022)]

《The Adam Project》숀 레비의 유쾌한 SF 골짜기 

이 글은 국내 유일의 OTT 미디어, <OTT뉴스>에 3월 30일 자로 기고된 글입니다.


인간의 형상을 이상하게 닮으면 “불쾌한 골짜기”라고들 부른다. 인간이 아닌 것이 인간인 것처럼 오묘하게 닮거나 유사하면 불쾌해지는 감정을 말하는 현상인데 그런 의미에서 <애덤 프로젝트>는 “유쾌한 골짜기”다. 숀 레비 감독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신나게 “백 투 더 퓨처”해서 다시 한번 신나게 놀고 있으니 어디선가 많이 봤지만 그래도 재밌다는 의미다.

ⓒ movie.daum.net

감독: 숀 레비

장르: 액션/어드벤처/코미디/SF

개봉: 22. 3. 11.

시간: 104분

연령제한: 12세 이상 관람가

국내 관객 수: 넷플릭스 개봉


이후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시간 여행은 존재한다. 아직 모르고 있을 뿐


 2050년의 애덤 리드(라이언 레이놀즈 분)는 우주에서 제트기를 훔치는 과정에서 웜홀을 만들어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다시 2022년, 12살의 어린 애덤(워커 스코벨 분)은 정학당했다. 레이(브랙스턴 비어컨 분)가 짜증 나게 하자 말로써 앙갚음을 했기 때문이다. 아빠와 사별한 1년 차, 엄마 엘리(제니퍼 가너 분)는 데이트를 떠났고 그 사이에 게임을 하던 애덤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정전된 집에 홀로 남는다. 숲 속을 한참 헤매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인기척이 있었고 차고에서 2050년의 다친 애덤을 마주하게 된다.


 애덤은 서로 알아보게 되고 어쩌다 보니 다친 애덤을 돕기 위해 어린 애덤이 그를 돕게 된다. 애덤은 제트기가 자체 수리되기까지 기다리며 상처 회복을 위해 어린 애덤과 약국을 가는데 가게에 있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던 어린 애덤은 레이 일행을 만나게 된다. 말릴 줄 알았던 싸움을 큰 애덤이 오히려 독려하자 어린 애덤은 동기부여가 되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 레이에게 원 없이 얻어맞았다. 어린 애덤이 도망가자 큰 애덤은 결국 레이를 붙잡고 협박하며 겁줬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린 애덤은 차고 문을 잠근 채 큰 애덤의 물건을 뒤지고 있었고 잠긴 문을 두고 실랑이하던 사이에 그의 아내 로라(조 샐다나 분)가 사별했음을 알게 된다. 술집을 찾은 큰 애덤은 엄마 엘리를 우연히 만난다. 어린 애덤 때문에 힘들어하는 엘리를 보고 큰 애덤은 어렸을 적의 감정을 담아 위로와 조언을 전한다.


큰 애덤의 전투씬 ⓒ movie.daum.net

 그 사이에 마야 소리언(캐서린 키너 분)과 크리스토스(알렉스 말라리 주니어 분)가 애덤을 찾기 위해 2022년에 상륙했다. 곧바로 애덤 집에 침입한 마야 일당은 애덤을 제압하는데 성공하는데 결정적인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로라가 등장해 애덤을 구해준다. 아슬아슬하게 두 명의 애덤을 구해내는데 성공한 로라는 죽은 줄 알았던 사정에 대해 설명한다.


 로라는 2018년으로 "점프"를 시도했다. 그러나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죽은 줄 알았던 것인데 사실 로라는 마야의 검은 속내를 알아채고 막으려 했던 것이다. 애덤의 아빠, 루이스(마크 러팔로 분)가 2018년 11월에 시간 여행, 즉 "애덤 프로젝트"의 서막을 알렸는데 타임 프로그램의 통제권을 독점하기 위해 미래의 마야가 과거의 마야에게 정보를 전해주려고 2018년으로 점프했다. 이 통제권이 넘어가면서 2050년은 사실상 디스토피아가 되었던 것인데 로라가 이를 막으려 들자 그의 제트기에 폭탄을 설치하며 저지하려 했던 것이다.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고립된 로라는 결국 해당 시간대를 보내야만 했고 그렇게 4년을 기다리다 큰 애덤과 재회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위기. 마야 일당이 로라의 아지트를 찾아냈고 로라는 애덤을 떠나보낸 채 혼자서 시간을 끌어본다. 큰 애덤은 "시간 여행이 모든 걸 앗아갔다"라고 말하며 작은 애덤에게 제트기 운전을 부탁한다. 둘이서 2018년으로 다시 떠난다면, 어쩌면 미래가 바뀔 수 있기에. 그렇게 둘은 애타게 그리워하던 아빠를 만나서 2018년으로 떠난다. 마야 일당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연료를 사용하면서 2018년으로 가게 되면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지만 두 애덤은 망설이지 않았다.

"가족 모임, 어셈블!" ⓒ movie.daum.net

 재회는 생각보다 달콤하지 않았다. 큰 애덤과 루이스는 말다툼 끝에 주먹을 주고받았고 과학자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루이스는 큰 애덤과 계속해서 언쟁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아들의 뜻을 따르기로 하고 애덤 프로젝트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려 드는데 미래의 마야와 2018년의 마야가 어린 애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면서 문제가 커진다. 그 과정에서 연구실의 원자로가 파괴되고 모든 게 송두리째 날아가기 직전, 미래의 마야가 쏜 총알은 원자로 쪽에 있던 마야에게 향했고 2018년의 마야가 맞으면서 두 사람 모두 소멸되었다.


 마침내 찾아온 평화. 아빠 루이스는 큰 애덤에게 주지 못한 사랑을 주었고 작은 애덤에게는 잠시나마 아빠의 존재를 선물했다. 본 시간대로 돌아간 작은 애덤은 엄마를 안아줬고 큰 애덤은 로라와의 첫 만남을 다시 한번 즐겼다.


숀 레비 감독 ⓒ movie.daum.net
덕후가 활약할 때도 있는 법이지


 어떤 덕후가 가장 세상에 적합한가? 흔해 빠진 애니메이션 덕후나 축구 덕후는 어쩌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여행을 좋아하는 SF 공상 덕후는 제법 괜찮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바로 숀 레비 감독의 말이다. <프리 가이>로 영화계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준 레비 감독은 사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를 봤다면 기억할만한 감독이다. 적당한 재치와 유머 감각은 영화 대부분의 내용을 ‘가족 영화’로 만들기 적합했고 남녀노소가 모두 누릴 수 있는 영화가 되었다.


 이런 판타지적 유머는 SF에서도 유효했는데 <프리 가이>가 훌륭한 예시가 되겠다. 레이놀즈와 함께 ‘SF 판 데드풀’을 만든 레비 감독은 화려한 CG, 그러나 무겁거나 웅장하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영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레이놀즈와 다시 한번 뭉치면서 탄생한 <애덤 프로젝트> 역시 근래의 SF 영화 답지 않게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장르물을 선보였다. <인터스텔라>, <문 폴> 등 웅장한 CG와 심오한 시나리오는 본의 아니게 SF물의 진입장벽을 높였는데 <애덤 프로젝트>는 그런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한 영화다.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에서 만난 마크 러팔로와 제니퍼 가너는 다시 한번 뭉치게 되었다 ⓒ imdb.com

 영화 내내 어디선가 많이 본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의 출연작을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다. <데드풀>의 레이놀즈는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가모라는 레이놀즈의 아내 역할로 등장한다. 아직 세계관에서 본 적은 없지만 마치 어제도 본 듯한 자연스러운 케미스트리다. 또 아빠 루이스도 잘 알려진 <헐크> 출신 마크 러팔로다. 이 정도면 ‘MCU 어셈블’이다.


 또 어린 애덤으로 나오는 워커 스코벨은 첫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준수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레이놀즈와 말장난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장면들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역시 ‘티키타카’가 잘 되는 영화는 재미없을 수가 없다.


 스토리만 따지면 ‘신파’라고도 비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가족 영화에 ‘신파’가 아니라면, 그건 그리 유익하지 않다.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가족 영화가 아닌 것처럼. 그렇다면 <애덤 프로젝트>는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팝콘 영화쯤 되시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조 래빗 (201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