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챕터의 시작

브런치 작가가 되다.

by 책중독자 진진

2025년 12월 5일. 나는 마침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꿈꾸던 일이었으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항상 망설여졌다.

23년에는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기.’가 삶의 목표였고, 24년에는 ‘도전하던 것들을 포기하지 않기’를 목표로 세웠던 덕분에 12월 3일, 나는 마침내 브런치 작가 신청을 클릭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목표를 그리 거창하게 세웠다고 하여 본래의 성격까지 대범해진 것은 아니었으므로 망설임이 많은 본체는 신청 후 이틀간은 ‘브런치’에 들어가 작가 신청 버튼이 제대로 눌러졌던 것인지 다시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오는 알림 글.

심사 중입니다.

그러고도 며칠이 지나도 승인 알람이 오지 않자, 나는 포털사이트에 ‘브런치 작가 되기’ 키워드를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아본 많은 후기에서 ‘브런치 작가’가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나는 크게 절망했다. 왜 신청만 하면 바로 될 줄 알았을까…. 그러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한 번 만에 승인받았다는 여러 후기에 부러워하며 대체 어떤 글을 쓰는 사람들이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인지 그 비법들을 읽어보다 살짝 배가 아프기도 했고, 나는 신청한 지 5일이 지나도록 그 알람이 오지 않았으니 당연히 ‘탈락했구나.’ 생각하며 잔뜩 주눅 들어 있었다.

그렇게 작가 신청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 여전히 앱에서 ‘작가승인’ 알람은 오지 않았지만 나는 아쉬운 마음에 ‘브런치’ 모바일 웹에 접속해 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러 후기에서 보았던 ‘아쉽지만…’으로 시작하는 승인 거절 메시지 또한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혹시나 하며 작은 기대를 품고 여기저기 탭을 눌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브런치 앱’으로 다시 로그인하니 보이는 두 개의 새로운 알람! 알고 보니 PC로 신청을 했던 까닭에 앱에 로그인이 되어있지 않아 알람이 오지 않았던 것!(이렇게 바보 같을 수가….)

알람 중 하나는 바로. 작가로 승인된 걸 축하한다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작가

작가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내가,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지 못했던 내가 ‘작가’라는 말을 듣다니.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듣고 싶을 그 말을 글공부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글로나마 들어보며 나는 마치 벌써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가진 작가가 된 듯 행복감에 젖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가 처한 가혹한 현실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12월에 제출해야 할 공모전 작품들을 이제 겨우 50 퍼센트 완료한 채 덜컥 브런치 작가 신청이라니. ‘작가 신청이 이렇게 한 번에 될 줄 알았다면 공모전 작품들을 제출한 이후 했을 텐데….’라는 배부른 생각을 하며 나는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사람의 간사한 마음이 내게도 있음에 잠시 반성했다.

그러곤 작가승인이 거절된 줄 알았을 때의 긴장감을 다시 느끼기 위해 나는 그간 블로그에 적었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앞으로 ‘브런치’에 적어나갈 글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읽어본 내 글들이 어찌나 형편없어 보이던지, 나를 작가로 승인해 준 ‘브런치’에 오히려 절을 해야 할 판이었다.

나는 일단 컴퓨터에 앉아 글을 적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정신을 다잡고 글을 써 내려가려는 노력에도 쉽게 좋은 글은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 앱에 정리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서에 계획을 적을 때만 해도 당장 훌륭한 글들을 뚝딱 적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글쓰기는 가혹한 작업이었다. 혼자만의 생각을 나열하던 일기와는 다르게 남들이 내 글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글이 쉽게 써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브런치’에서의 첫 글을 완성해나가고 있다.(사실 여러 번 읽고 다시 고쳐야 한다…. 글을 올리는 지금도 조금씩 수정하는 중이다.)

오늘 밤 나는 이 글을 완성하고 기분 좋게 잠들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은 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게 해 줄 것이다.

브런치 ‘작가’, ‘진진’

『오늘 밤은 쓰고 자야지.』 EP01. 챕터의 시작. 끝.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