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성공이란
나는 어릴 적부터 크게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큰 사람이었다. 아니 사실 그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성공이라는 실체가 보이지 않고, 정확히 내게 성공의 개념이 무엇인지 확립되지도 않았지만, 여전히 성공을 향해 달려간다.
엄마로는 성공했냐 묻는다면, 글쎄.. 성공한 엄마란 무엇일까. 공무원으로 30년 넘게 일하시고 퇴직하신 친정어머님과 여전히 부를 위해 근로소득을 일으키시는 시어머님을 보며, 어떤 엄마가 이상적이고 성공한 엄마일까 고민하곤 한다.
워킹맘이셨던 나의 친정어머니. 어릴 적 엄마가 늘 같이 있어주지 못해 서운하고 서러웠던 내가, 워킹맘이 되니 엄마의 마음이 제법 이해가 간다. 작지 작은 핏덩어리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어려운 발걸음을 옮겼을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하고, 안쓰럽다.
남편이 어릴 적에는 초등시절 정도까지는 집에 있으셨지만 현재는 바삐 일하시는 시어머님을 보면, 아이가 어릴 적 함께했던 추억으로 지금까지 힘을 얻으며 살아가는 걸까 싶고 정말 존경스럽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두 분 다 나에게 완벽한, 이상적인 엄마를 요구한다. 집에 있으며 아이를 돌보고, 돈도 벌어오면서, 집안일도 꼼꼼하게 다 해내는 슈퍼우먼의 모습을 바라신다. 마치 당신들이 하지 못했던 그 부분들만 짚어가며 나에게 요구하는데, 그 모든 걸 채우기에는 내가 그릇이 작고 벅차서 가끔은 성공이고 뭐고 엄마라는 타이틀부터 벗어내고픈 마음이 크다.
그러다 보면 내가 처음에 생각해 왔던 나의 목표, 나의 꿈, 나의 급한 우선순위들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우물 속 깊은 곳 숨겨왔던 나의 욕망과 꿈이 다른 이들의 소망으로 인해 희석되고, 어느새 그 빛이 바래져 본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고, 양가 어머님들이 바라는 완벽한 엄마의 발끝이라도 쫓아가기 위해 집안일과 육아에 힘쓰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어있다.
외부에서 일했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다가 집 앞 벤치에서 어여쁘고 밝게 떠오른 달을 바라보며 나의 삶을 되돌아봤다. 나는 과연 내 꿈에서 멀어지는 걸까, 아님 그저 잠시 돌아가는 걸까. 내 꿈은 아직 유효한 꿈일까.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와 참회가 섞인 고민들을 하다 결국 지친 몸을 뉠, 귀여운 아이들이 반겨줄 집으로 터덜터덜 들어갔다.
바깥에서 한 고민들이 무색하게, 들어가자마자 내 자리는 여기라고, 온몸이 반응했다. 이 작은 공간에서 오는 안락함과 아이들의 따뜻한 미소는 나를 기분 좋게 했다. 한없이 무해한 아이들의 미소를 보면서, 내 꿈에는 이 미소를 오래 자주 보는 것도 포함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지만 내 성공이라는 꿈은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글을 쓴다. 내 꿈을 육아로 인해 희석시키기 않으리라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