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교류가 줄어들면 부부 관계가 멀어진다.

슬기로운 결혼 생활

우리는 사랑으로 맺어진 배우자와의 관계가 항상 깊고 견고하기를 소망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일상에 지쳐갈수록, 분명 한 지붕 아래 함께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씁쓸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마치 투명한 벽 하나가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 듯, 옆에 있지만 닿을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거리가 느껴집니다. 모든 인간관계 중 가장 친밀한 부부 사이가 어쩌다 이렇게 되는 걸까요? 부부의 마음을 다시 이어줄, 그리고 관계의 깊이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무심코 놓쳐버린' 마음의 연결고리

(아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결혼 9년 차인 아내 지혜는 남편 태수에게 서운함을 넘어 체념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신혼 초, 지혜는 태수에게 자신의 기쁨과 슬픔, 작은 불안까지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고, 태수는 그녀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반응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태수는 회사 업무와 자기 계발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혜가 퇴근 후 "오늘 정말 힘든 일이 있었어"라고 이야기하면, 태수는 "나는 당신이 겪는 일들을 잘 몰라. 해결책이 필요한 일이야?"라며 지극히 이성적인 질문만 던졌습니다.

지혜는 남편의 차분한 대답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저 내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어'라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삼켜버렸습니다. 태수 역시 아내의 침묵을 보며 '아내가 별일 없나 보군' 하고 자신의 세계에 더욱 몰두했습니다. 이처럼 서로의 마음속 깊은 생각이나 불안을 나누는 대화는 점차 사라졌고, 이들의 소통은 일상적인 정보 전달이나 문제 해결에만 국한되었습니다. 지혜는 태수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태수는 자신과 소통하지 않는 지혜를 보며 '관계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할 따름이었습니다. 무심코 놓쳐버린 마음의 연결고리가 두 사람을 점차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픽셀스

'감정 나눔' 부재가 만든 관계 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