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잡기

by 박기동


술래를 찾고 있다

목을 뺀 기슭에서 목이 쉰 골짝까지

못 찾은 꾀꼬리 대신 메아리로 돌아오는

이름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장독 뒤를 지나치던 그대로

내민 손 마다하고 제 자일을 끊은 자

늦어진 숨바꼭질이 귀갓길을 지운 그 순간

술래의 의무에서 벗어났다


잡히면 안 된다는 꼬리를 잡았지만

길어서 잡힌다며 꼬리를 잘라 버린

술래가 선택한 건 높이가 아닌 나락

대가라는 말이 차라리 미안한 곳

머리카락도 장독도 보이지 않는 크레바스였다


잡기보다 놓기가 쉽지 않아

차라리 저를 놓은 스스로를 숨겼으니

실종으로 처리된 술래는 집에 갈 일이 없다

집에서 혼날 일도 없다


꼭꼭 숨어서 깊어지는 설산에선

꼬리를 문 이름들이 자란다

아무 대답 없는 은둔자의 영토가 된

숨을 곳이 많은 산엔 술래가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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