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내 귀는 팔랑거리는 종이 같아서

by 김자라

어른이라는 건 성숙한 상태가 아니라 미숙함에 대한 보안 장치의 결핍 상태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이제 네 갈 길 알아서 가라!”고 합의 없는 선언을 하거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재테크, 국내외 정세, 전세 대출, 결혼 준비, 취직과 이직 따위에 몸을 던져야 하거나, 그런 것들 말이다.


내 귀는 정말 팔랑거리는 종이 같다. 온라인에서 이 상품이 좋다고 나도 그걸 사야할 것 같고, 인간관계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강의를 들으면 또 그렇게 변화해야 할 것 같고, 재테크 강의를 들으면 당장 적금 통장을 깨서 주식에 투자해야 할 것 같다. 해야 하는 것들의 홍수인 시대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안간힘을 써야 한다.


<내 귀는 팔랑거리는 종이 같아서>는 온전히 나를 위한 지침서이다. 2022년에 블로그에 썼던 글을 업데이트 된 버전으로 적어보려 한다.다짐보다는 조금 무겁고, 이념보다는 조금 가벼운, 내 인생의 가이드라인, 프로토콜.

때로는 그대로 지키지 못할 수도 있고, 잊고 지낼 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문득 생각날 때 돌아보고,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하고 나 자신을 다시 찾는 이정표로 삼으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도 그 만의 가이드라인을 찾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


<매주 화/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