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는 섣불리 건네지 못하겠어

네 번째 편지

by 김자라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보다도 위로를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공감하는 슬픔이 너의 크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네가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면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너를 온전히 알지 못하기에, 위로를 섣불리 건네기 어렵다. 수많은 말 중에 조심스레 한 땀 한 땀 쌓아올린 편지를 너에게 보낸다.



C언니에게 보내는 편지

- 2021년의 어느 날


어떤 날은 불안할 정도로 미치도록 행보하다가도

어던 날은 우울과 무기력과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훅 찾아오더라고.

행복한 순간에 밝게 빛났던 만큼,

어두운 순간의 무게가 더 무겁고 누굴 찾지도 못하게 되더라.

누구나 그렇듯이 나는 내 사고와 경험에 바탕해서만 이해하기 때문에 언니를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하거나

어쩌면 괜찮은 위로조차도 건네지 못할 수 있어.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작지만 질긴 연으로 손편지를 건네줄 사람과,

나보다 더한 사랑과 애정과 걱정을 해줄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언니에게 남은 흉터가 있다면 그건 괴로웠던 기억이 아니라,

괴롭고 죽을만큼 우울한 순간에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발버둥쳤던 언니의 강인함이라고 생각해.

힘든 와중에도 회사에 나가고 사회 생활을 이어나가고 하는 건,

적당히 그럴 수 있을 정도로만 우우울하고 적당히 괜찮아서가 아니라,

그런 와중에도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은 언니의 강인함이겠지.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언니를 좋아하는 나의 작은 오지랖이야.

언젠가 언니를 직접 만날 기회가 된다면, 이 편지를 직접 전해주고 싶다.

그럼 그 때 그런 순간도 있었누나,

머쓱해하며 기억 속에 지나간 시간으로 다시 묻어둘 수 있길.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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