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선생님이 된다

세 번째 편지

by 김자라

초등학교 때 다녔던 학원에서 선생님이 "내가 왜 너희들을 가르치고 있는 줄 알아?"라고 물으신 적이 있다. 어리둥절해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누군가 "그게 선생님 직업이라서 그런 거 아니에요?" 라고 물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면서,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하셨다. 그 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가끔 선생님이 된다. 물론 실제 교사는 아니고 과외나 학원 강사, 아니면 특강 강사일 뿐이지만 학생들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준다.

'선생'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먼저 태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그 너머의 것임을 알기에, 듣는 이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우리는 때때로 누군가에게 선생님이 된다. 그것이 단순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는 행위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언제나 학생들이다.


때로는 감사, 때로는 존경, 때로는 위로를 담은 '선생님'이 되었을 때. 내가 학생들에게서 받은 몇 편의 편지를 소개한다.



L양에게 받은 편지

2019.05.16


김자라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저 L양이에요.

선생님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빨리 헤어질 줄은 몰랐어요. 너무 아쉬워요.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고등학교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덜 가지고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어요!

제가 가끔은 숙제도 다 못해오고 개념이나 단어의 뜻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다시 알려주시고 생각 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공부 팁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같이 멋진 사람이 될게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네요. 몸 관리 잘 하시고 건강하세요.

12월부터 지금까지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연락 할게요 :)


- L양 올림 -



G양에게서 받은 편지

2021년의 겨울


To. 자라쌤,


오늘이 벌써 마지막 수업이네요...

짧고도 긴 시간동안 부족한 저를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과외가 제 인생 첫 과외였는데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제 막 가까워지고 친해진 것 같은데 수업이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ㅠㅠ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새로운 학원에서도 쉽게 따라가고 고등학교 수학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줄어든 것 같아요!


제가 선물한 손소독제도 대학원이나 연구실 갈 때 잘 써주세용! :)

저는 남은 (고등학교 생활)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할게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가끔 연락도 해요!


- From. G양 -


IMG_9470.jpg


금요일 연재
이전 02화군대에서 온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