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경주마의 꿈

by 마테호른

이제 숨 쉬는 것도 괴로울 만큼 늙어버렸나 보다

그깟 트랙 세 바퀴에

뼈마디가 달아날 듯 욱신거리다니

혈관을 뚫고 나올 것처럼 솟구치던 피도 어느새 얌전해졌다

밤이면 지병을 앓는 노인처럼

끙끙 앓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아침이면 밤새 메마른 기침을 뱉어내며 기지개를 켠다

바다 건너 멀리 시집간 어린 딸 생각에

눈물 흘릴 때도 있다

술만 취하면 나를 찾아와서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던

노란 곱슬머리 청년은

내 큰 눈이 첫사랑과 닮았다며

한참씩 멍하니 쳐다보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그의 첫사랑이 되어주었고

내게 큰 눈을 물려준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원망했다


머리를 맑게 하는

이상의 시와 눈(雪)을 좋아했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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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오늘도 ‘앗’ 하고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한 문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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