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시인 이상 혹은 김해경의 삶에 부쳐

by 마테호른

어떤 야유와 멸시, 폭언에도 절대 울지 않았다지 진심을 몰라주는 세상을 원망하지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미워하지도 않았다지 유난히 긴 눈사부랭이와 짙은 눈썹, 헙수룩한 머리가 한 고집했다지 꼬부라진 뒷골목 이 층 골방에서 날개가 부러진 채 쓴 소설에 정신병자의 잡소리라며 59점을 준 정신 나간 비평가에게는 고맙다며 인사까지 했다지 언제나 하하하 껄껄껄 웃음으로 제 슬픔을 위로하고 감쌌다지 그러면서도 제 혈관에서 짜낸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제 피를 잉크 삼아 글을 썼다지 아내의 불륜도 눈감아주고 첫사랑을 친구에게 양보할 만큼 아주 대범했다지― 하지만 그건 모두 헛소리 그라고 왜 아프지 않았겠어 그라고 왜 화가 나지 않았겠어 어려서 일찍 집을 떠난 그는 평생 사람을 앓았어 사람을 그리워했지 그래서 싫어도 싫다고 미워도 밉다고 하지 못했지 불만이 분노가 가슴에 쌓이고 쌓였지 다 쓰지 못한 시대의 혈서가 식도를 타고 올라와서 그를 괴롭혔지 그를 쓰러뜨렸지 무지한 시대와 미개한 종족이 결국 그를 쓰러뜨리고 만 거야 시대의 비극이었지― 거울 속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네 사랑에 실패하고 세상의 몰이해에 무관심했던 억울한 상형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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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오늘도 ‘앗’ 하고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한 문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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