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몽(虛夢)

by 마테호른

매달 첫째 주 셋째 주 목요일은 도서관이 쉽니다. 그날은 나도 책을 읽지 않습니다. 다시 백수로 돌아가서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시간을 헤매며 나만큼이나 사람이 그리운 이를 기다립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밀리는 건 차 때문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만 타면 발현되는 인간의 호전적인 유전자 탓이라고 하죠. “너는 백제의 장군이었어”라는 유전자의 보이스 피싱에 걸려드는 셈입니다. 말(馬)은 차로, 전장(戰場)은 고속도로로 바뀌었을 뿐 아직도 길 위에는 개선장군이 되어 공주의 사랑을 받고 싶은 허몽(虛夢)에서 깨어나지 못한 장수가 많습니다.


모든 것은 제 원형을 지니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원은 동그랄 때가 가장 아름답고 사각형은 사각일 때가 가장 든든하고 예쁘다고 합니다. 한때는 원도 되었고 사각도 되었던 우리는 뿔뿔이 흩어져서 직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동쪽으로 나는 서쪽으로 사정없이 내달렸죠. 이런 우리도 아름다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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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오늘도 ‘앗’ 하고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한 문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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