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글로 붙잡던 사람들

— 조선 선비들의 애도문을 읽으며

by 마테호른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냅니다.

이별을 마주할 준비가 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요.

그날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남겨진 사람의 마음은 천천히 무너져 내립니다.


우리는 종종 그 마음을 숨기려 합니다.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흔들리지 않는 사람인 척 하면서요.


그러나 그 순간, 우리가 가장 솔직해지기도 합니다.

말로는 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어디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우리는 결국 ‘기록’이라는 방식으로 마음을 붙잡습니다.


수백 년 전, 조선의 선비들도 그랬습니다.

정약용은 아들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네 얼굴이 잊히지 않아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조위한은 아들의 무덤 앞에서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구나”라고 절규했습니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 유배지에서

아내의 부음을 듣고 마음의 버팀목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을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선비’라고 부를 때 떠올리는

절제·예법·체면의 얼굴은

그날만큼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한 사람의 아버지였고, 남편이었고, 자식이었고, 벗이었습니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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