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로보다 판단을 정리해준 《억만장자의 낡은 수첩》
요즘 들어 자꾸 멈칫하게 된다.
해야 할 일은 분명한데,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괜히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 쓰이고,
이미 여러 번 해봤던 선택 앞에서도 다시 망설이게 된다.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른다.
지난 주말 서점에서 《억만장자의 낡은 수첩》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솔직히 처음엔 성공 이야기 모음집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장만 넘겨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 책은 성공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성공한 사람들이 흔들릴 때마다 붙잡았던 말을 보여준다.
책에 나오는 문장들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말이다.
“포기하지 말자.”
“기준을 지켜라.”
“오늘 할 일을 하라.”
“감정에 판단을 맡기지 말라.”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그냥 지나쳤던 말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문장들이
‘좋은 말’이 아니라 선택의 기준으로 등장한다.
언제 그 말이 필요했는지,
그 문장이 어떤 결정을 막아줬는지,
그 한 줄이 인생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조용히 따라간다.
그래서 읽다 보면 “맞아, 나도 이 말 알고 있었지”가 아니라
“나는 이 말을 기준으로 써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도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부담이 없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한 문장이 나오고,
그 문장이 한 사람의 선택을 어떻게 붙잡아줬는지를 보여준다.
출근 전에 한 장,
일이 안 풀리는 날 밤에 한 장,
결정을 앞두고 한 장.
그때그때 필요한 문장을 꺼내 읽는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 ‘읽었다’기보다 옆에 두고 가끔 펼쳤다는 표현이 더 맞다.
“지금 이 선택은 내가 세운 기준에서 나온 걸까, 아니면 흔들리는 감정에서 나온 걸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선택이 조금 달라졌다.
충동적으로 넘기려던 일을 멈추게 되고, 괜히 미뤘던 일을 다시 보게 된다.
대단한 변화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나를 조금 더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 난 뒤, 나는 노트에 한 문장을 적어두었다.
“지금은 감정으로 결정할 때가 아니다.”
아마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은 그거였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말을 주기보다, 이미 알고 있던 말 하나를
이번에는 정말 기준으로 써보라고.
성공 비법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흔들릴 때마다 돌아올 문장이 필요하다면,
이 책은 꽤 오래 곁에 남을 것 같다.
새로운 방법보다, 다시 붙잡을 기준이 필요하거나,
요즘 들어 미래가 부쩍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