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일 년에 두 차례 ‘생각 주간’을 갖는 이유
휴식이 끝난 후 자신도 모르게 일이 잘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수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사고는 풍부해지며, 화술은 세련되어진다.
__ 카알 힐티
심리학에 ‘절정 체험(Peak Experience)’이라는 용어가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가 최초로 정의한 용어로 ‘특별한 성취를 이루는 순간에 심리적으로 극도의 행복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언제 절정 체험을 경험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일에 고도로 집중했을 때 역시 절정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절정 체험은 삶에 활력을 준다. 문제는 그것이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휴식과 회복이 최적화된 환경에서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과학자들에 의하면, 창의적인 발견의 16%만 일하는 도중에 나왔을 뿐, 나머지는 휴식할 때나 그 직후에 나왔다고 한다. 단, 이때의 휴식은 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야말로 완전한 휴식이었다. 이 말은 일에 몰입하는 것이 최선은 아님을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창의적 발견이 책상 앞이 아닌 휴식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일 년에 두 차례 시애틀 인근의 후드 커넬에 있는 별장에 머물며 ‘생각 주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별장에 집기라고는 침대와 식탁, 냉장고, 책상, 의자, 컴퓨터가 전부다. 그 기간에 별장을 찾는 사람 역시 하루 두 차례씩 간단한 음식을 넣어주는 관리인이 유일하다. 그만큼 세상과 단절되어 홀로 지낸다. 그곳에서 그는 혼자 조용히 머물며 책을 읽거나 오로지 생각만 한다. 인터넷 브라우저 익스플로러, 온라인 비디오 게임 등 굵직굵직한 아이디어들이 바로 이 ‘생각 주간’에서 나왔다.
빌 게이츠 외에도 워런 버핏, 손정의, 버락 오바마 같은 세계 최고 리더들 역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기만의 ‘생각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컨대, 워런 버핏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1년에 50주 생각하고 2주 일한다’라고 했으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10분은 반드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진다고 했다.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역시 중요한 의사결정 전에 반드시 생각을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이는 주기적으로 회복 시간을 가져야만 최고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음을 뜻한다. 또한, 회복 시간은 독창성 및 생산성, 인간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회복 탄력성’이란 말이 있다. 회복 탄력성이란 고무줄을 당겼다 놓았을 때 처음 상태로 돌아가는 힘을 말한다. 즉, 스트레스와 불안, 역경을 이겨내고 더 큰 성공을 끌어내는 마음의 근육이라고 할 수 있다.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역경에 맞닥뜨렸을 때 원래 자신이 있던 자리로 금방 되돌아올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이 올라간다. 또한, 그들은 실수나 실패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항상 도전하는 삶을 산다. 그만큼 자존감이 높고 긍정적이다.
“누구나 도망치는 하루가 필요하다. 과거와 미래를 의식적으로 분리하고 가족, 친구, 직장과 떨어져서 사는, 그 어떤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우리 자신에게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고민으로부터 우리는 한 번쯤 떨어질 필요가 있다.”
__ 미국의 시인, 마야 안젤루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역경과 좌절을 겪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다. 그러자면 마음의 근육인 회복 탄력성을 반드시 키워야 하는데, 거기에는 휴식보다 좋은 것이 없다. 휴식이야말로 일에 더욱 몰입하게 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최고의 비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