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메리(서유라)의 글쓰기-12/12 '일하면서 글쓰기' 강연 후기
많은 글쓰기 강연을 들어보셨다면, 당신은 글쓰기에 고민이 많은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죠. 글쓰기가 급하고 필요하지 않은데 글쓰기 강연을 다닐 이유가 있기는 사실 쉽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이쯤 되면, 이미 글쓰기 강연을 많이 들어본 당신은 웬만한 레퍼토리를 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컨대 ‘나’의 생활과 마음을 살피라든지, ‘나’에 관한 이야기를 쓰라든지 하는 이야기들에도 익숙하겠죠.
물론 당신이 이런 이야기들에 딱히 반감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도움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좋은 말이니까요. 달리 말해 당신은, 딱히 그런 말이 틀렸다고 반대를 할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문제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제가 한 번 당신의 갈증이 어떤 것인지를 맞춰보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에 만족하지 못하는 당신의 문제는 당신이 지금 당장 써야 하는 글은 ‘나’에 관한 글일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요? 우리가 써야 하는 글이 언제나 『고백록』은 아니니 말입니다.
자기고백적 에세이 외에도 다양한 글을 써야 하는 당신에게 소개합니다. 서메리(서유라) 작가입니다.
서메리 작가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메리 작가가 하고 있는 일들을 간략히 나열하기만 하더라도 그녀는 다음과 같이 소개될 수 있습니다. 그녀는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와 『나와 작은 아씨들』을 낸 저자인 동시에, 출판번역가, 언론사 외부필진, 브런치 작가, 웹툰 작가, 리딩북 리더, 유튜버이고 각종 교육 콘텐츠를 집필하거나 그 대본의 작성을 맡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녀는 동영상마저도 콘텐츠 구성에 좌우되기 때문에 결국 이 모든 것이 글쓰기와 관련을 맺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때 지난 12월 12일 패스트파이브 성수점에서 진행된 그녀의 강연 제목은 ‘모든 콘텐츠의 기본이 되는 임팩트 있는 글쓰기’였습니다. 서메리 작가는 설명했습니다. 어떤 글을 쓰든, 혹은 심지어 글이 아닌 형식의 콘텐츠라 할지라도 가장 기본은 ‘임팩트’라고요.
그렇다면 임팩트란 무엇이고, 그것이 왜 중요할까요? 서메리 작가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임팩트란 “독자들에게 내 글을 각인시키는 결정적 한 방”, 또는 “일반적인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난 신선한 포인트”입니다. 뒤집어 말해 임팩트가 없는 글은 독자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다행히 끝까지 읽히기는 한다 치더라도 금방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임팩트의 개념을 설명한 뒤 서메리 작가는 이어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을 이어나갔습니다. 우리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서메리 작가의 답은 이렇습니다. 글은 탄탄하게, 임팩트 있게 작성되어야 합니다.
먼저 탄탄한 글쓰기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탄탄하다는 것은 임팩트를 주기 위한 ‘빌드업’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주제와 일관된 흐름”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본문을 쓰기 전 개요의 작성이 선행되어야 하고, 글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쓰는 도중에도 계속 점검”해야 합니다. 서메리 작가는 이렇듯 어떻게 탄탄한 글쓰기를 하는지를 자신의 저술 경험 등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글에 탄탄한 ‘빌드업’을 갖췄다면, 이제는 임팩트 있는 글쓰기를 할 차례입니다. 혹은, 글에 “킬링파트 끼얹기”를 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킬링파트’를 만드는 법에 관하여 서메리 작가는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첫째, 문장 길이를 영리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둘째, 플롯과 스토리를 구분해야 합니다. 끝으로 셋째, 평서문이 아닌 종결어미를 남발하지 말아야 합니다. 김영하의 글로부터 가정된 SNS 게시물에 이르기까지 서메리 작가가 제시한 많은 예시를 통해 어떤 글이 임팩트 있는 글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서메리 작가는 말합니다. 그 어떤 글이 되었든 간에 팔리는, 혹은 구독하고 싶은 글은 임팩트 있는 글이라고요. 그리고 임팩트 있는 글은 “탄탄한 빌드업”과 “킬링파트 한 방”으로 이루어진다고요. 서메리 작가와 함께한 ‘일하면서 글쓰기’에서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족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서메리 작가의 강연이 끝난 후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임팩트는 중요합니다. 글에서뿐만이 아니라, 사실 우리의 생활 자체에도 임팩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생활의 모든 순간이 “킬링파트 한 방”일 수는 없을뿐더러,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때로는 무미건조해 보이는 순간들은, 이 ‘한 방’을 위한 탄탄한 ‘빌드업’을 쌓고 있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오직 ‘빌드업’의 뒷받침을 받는 ‘킬링파트’를 통해서만, ‘임팩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카카오 브런치, 그리고 패스트파이브와 함께한 ‘일하면서 글쓰기’는 매주 목요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서메리 작가가 강연을 진행한 다음 주, 우리에게 ‘일하면서 글쓰기’를 알려준 작가는 임홍택 작가였습니다.
서메리 작가가 전하는 글쓰기 팁:
1. 임팩트는 일반적인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난 신선한 포인트지만, 남발하지 말자. 글쓰기가 패망한다!
2. 천재가 아니라면 개요를 먼저 짜자. 열심히 쓰다가 다 들어내야 할 수도 있다.
3. 글의 호흡을 체크할 것. 눈으로 읽는 글에도 소리 내 읽는 글처럼 호흡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