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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경 Aug 23. 2022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하고 싶은 일 찾는 법

 진로와 인생이 막막할 때 읽는 책 #4

진로와 인생이 막막할 때 읽는

이번 포스팅 제목은 책 제목을 그대로 따왔다. 막막한 마음에 서점에 가서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몇 십권 뽑아두고 훑어보던 와중에 찾은 책인데, 이런 보석 같은 책이 어떻게 꽁꽁 숨어있었을까 할 정도로 괜찮았다. 야기 짐페이가 쓴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하고 싶은 일 찾는 법: 인생의 막막함에서 해방되는 자기이해 방식>이다. 

얼마 전 진로 컨설턴트를 찾아갔을 때 상담사가 한 말 중에 직업을 논하기 전에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나를 알기 위한 검사와 상담 비용은 몇 백 만원이었다. (나는 무료검사만 받고 본검사는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나를 돌아보고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저자는 '하고 싶은 일'을 떠받치는 세 개의 기둥을 1. 좋아하는 것(열정) 2. 잘하는 것(재능) 3. 소중한 것(가치관)이라고 말한다. 이 3가지의 교집합을 하고 싶은 일로 삼아야 한다는 건데, 상투적인 말이 아닌가? 싶을 수 있다. 그러나 세 가지 요소를 정의하는 방식과 조합하여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방식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저자는 '잘하는 것'을 흔히 생각하는 '스킬, 지식'이 아닌 '어떤 분야에든 범용 가능한 머리와 마음의 무의식적인 버릇'으로 정의한다. 그러니까 영어, 프로그래밍 같은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리스크를 내다보기' 등이다. 또하나, 우리는 세 가지 중 열정에 집착하며 좋아하는 것을 가장 먼저 찾으려 하는데, 저자는 그러다 보면 필연적으로 '과연 이걸 해서 먹고 살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부딪힌다고 한다. 저자가 권하는 순서는 일단 가치관을 찾고, 잘하는 것을 파악한 후에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아래는 몇 가지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이다. 


'무엇이 되고 싶으세요?'는 틀린 질문이다

# '하고 싶은 일'과 '되고 싶은 것'은 완전 다른 말이라는 것. 작가, 의사 등 '되고 싶은 것'을 목표로 잡는 것은 직업의 본질이 아닌 이미지에 주목하게 하여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배우가 싶다면 왜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사실은 '연기로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이라고 하면 그 목적에 맞는 여러 루트를 개척해볼 수 있다. 꼭 TV나 드라마, 영화에 나오지 못해도 목적을 실현시킬 방법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연기로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가 아닌 '배우가 되고 싶어'라고 마음 먹으면 성공하고 잘 알려진 배우가 되지 않으면 곧 실패한 게 되고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

# 좋아하는 일, 열정을 따라 사는 것을 목적으로 살면 큰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 첫 번째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던 중 일의 목적과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자신은 만족할 수 있지만 반드시 타인에게 유용한 무언가를 창출해내지는 못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인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없다면? 당연히 수입도 없다. 그렇기에 '과연 이 일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무한루프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치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일의 목적, 다시 말해 타인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지 정하는 것이 먼저다.


"'난 이렇게 살고 싶어!'라는 인생의 목적과,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영향을 주고 싶어!'라는 일의 목적, 이것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졌을 때 우리는 일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이 되는 것이 소중한 것(가치관)입니다." p93


이 부분에서 느낀점은...

내가 근 몇 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계속 불행하고 회의에 빠졌던 이유가 너무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게 너무 좋으면서도 글을 써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 왜 돈을 벌기 어려울까,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었다. 그런데 나는 결국 내가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쓰고 싶은 방식으로 쓰는, 자기만족을 위한 글쓰기를 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조금더 빨리 읽었더라면 실수를 단축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책을 계기로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은지 더 깊이 고민해보게 되었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아닌 '생각을 명료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해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감동적으로 표현해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는 것'과 '타인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일의 목적을 찾은 후엔 당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라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찾아도 직업으로 삼을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사고의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뭐든지 직업으로 삼아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은 매우 찾기 쉬워집니다. 

그 자신감을 얻기 위해 자신이 잘하는 것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은 '잘하는 업무 방식'이자 '어떤 상황에서나 활용 가능한 장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무엇입니다." p84


"잘하는 것이 무엇이든, 보는 시각에 따라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습니다....여기서 여러분의 단점을 순식간에 장점으로 바꾸는 쉬운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하니까'라는 변명을 '~하니까 오히려'로 바꿔 말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낯을 가리니까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라고 생각했다고 합시다. 이 '하니까'를 '하니까 오히려'로 바꿔 말해 봅시다. 그러면 '낯을 가리니까 오히려 소중한 사람과 더 깊이 사귈 수 있다.' '낯을 가리니까 오히려 혼자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라고, 순식간에 장점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은 끝내고, 자신을 활용하는 노력을 시작합시다." p137


이 부분을 읽고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들이 동전의 양면같은, 같은 스펙트럼의 양단에 위치한 것이라는 관점을 가지게 됐다. 스스로를 미워하는 걸 멈추고 이 특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생산적인 변화다. 부록으로 수많은 특성들이 어떤 장점과 단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설명하는 표가 첨부되어 있는데, 내 재능을 파악하는 데 이 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 순서, 좋아하는 것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

∙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면 해서는 안 된다.

∙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해서는 안 된다.

∙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아니면 해서는 안 된다.

∙ 생산적인 일이 아니면 해서는 안 된다.

요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이러면 결국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게 됩니다. 일단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라는 기준을 버리고, 먼저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p166

좋아하는 것을 고를 때조차도 수익화, 포트폴리오화 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는 게 의식의 흐름이 됐다. 저자 말마따나 이런 습관이 무언가에 푹 빠져서 몰입하는 것,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뭔지 깨닫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다. 


저자가 중요시하는 가치, 인생과 일의 목적으로 삼은 가치는 바로 '몰입'이다. 그래서 스스로도 몰입할 수 있는 주제(자기이해)를 찾아서 몰두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이해를 통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우며 살고 있다. 저자가 본인의 철학을 체계를 세워 너무도 잘 정리해둔 책이라, 그 방법론에도 신뢰가 생겼다. 책이 던지는 질문들에 나름 충실히 대답해 본 덕분에 적어도 내 가치관과 재능만큼은 예전보다 명확히 정리가 된 것 같다.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너무나 막막하고 답답한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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