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양심'

최재천 작가

by 적독가들

추천 도서

'양심' 입니다.


교수님의 시선과 생각으로 본 양심이라는 주제가 참으로 와닿았습니다.


양심이란 인간의 윤리적, 도덕적 내심의 영역의 문제이고, 헌법이 보호하려는 양심은 어떠한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다하는 데 있어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책을 읽다 보니 저도 양심을 반하여 지나치지 못했던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겨울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날 은행에 업무가 있어 늦은 시간 은행 ATM점을 찾았습니다. ATM기는 단 두 대뿐이었고, 한 대에는 어떤 사람이 돈을 찾는 건지 돈세는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대는 고장이었죠.


하는 수 없이 저는 그 사람 뒤에 서서 기다리는데, 이 사람은 힐끗 돌아 저를 보더니 찾은 돈 다발을 종이가방에 넣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다른 쪽 기계를 보더니 고장인 걸 확인하자 제가 다른 기계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린 듯했습니다. 간단하게 끝날 거 같지 않은지, 그 사람은 저에게 먼저 쓸 수 있게 양보해주었습니다.


이상하다고 여겼습니다. 그 전에 뉴스로 보이스피싱을 일반 시민이 기개를 발휘해 잡았다는 뉴스를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양보해준 덕분인지 은행업무를 보았죠. 감이 좋지 않아 이상해서 곁눈질로 그 사람을 살펴보았는데 종이가방이 제법 큰데 종이가방에 돈을 넣더라구요.


그것도 이상하게 느꼈습니다. 은행 업무를 마치고 저는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여기서 저도 양심이 걸렸습니다. 의무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양심이었습니다. 어쩌면 오지랖일수도 있었겠습니다.


'저 돈이 혹시 보이스피싱이면 어떡하지? 누군가는 저 돈 때문에 피해를 봤을 건데.'

'에이, 아니겠지.'

'그래도 확인은 하는 게 좋지 않나?'

'그 사람이 나를 봤을 건데, 그냥 모르는 척 해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 그냥 경찰에 신고만 하자는 생각으로 112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기 00사거리 xx은행 ATM점에서 어떤 사람이 돈을 많이 뽑고 있어요."

"얼마나 뽑나요?"

"그건 모르겠지만, 제가 본것만 해도 두세 번은 뭉텅이로 뽑아서 종이가방에 넣고 있거든요. 확인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경찰은 바로 출동하겠다고 왔고 저는 손가락으로 위치만 알려주고 뒤돌아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는 못합니다. 큰 돈이 필요해서 뽑은 거일수도 있고, 아니면 범죄자금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제 양심에 따라 한 행동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오히려 용기가 부족해 양심의 부름에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겁(怯)이 양심의 발현을 맏는다. 그러나 겁이 나는 상황을 이해하기 때문이고, 겁이 나더라도 끝내 용기를 내는 데는 지혜의 힘이 필요하다. 사물의 도리나 이치를 분별하는 능력을 뜻하는 지혜는 양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중한 덕목


제가 한 행동은 겁은 났지만, 행동했다는 뿌듯함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루에 한 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양심에 따라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장.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교수님의 서울대 졸업 축사가 담긴 장입니다. 저는 최재천 교수님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었고, 축사도 보았습니다. 교수님의 느리지만 확고한 신념이 담긴 목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관통하는 말도 해주시기도 합니다.


공정은 가진 자의 잣대로 재는 게 아닙니다. 재력, 권력, 매력을 가진 자는 함부로 공정을 말하면 안 됩니다. 가진 자들은 별 생각 없이 키 타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고 공정하다고 말합니다. 그건 그저 공평에 지나지 않습니다.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이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집니다. 공평이 양심을 만나면 비로소 공정이 됩니다.


공평이 양심을 만나면 공정이 된다는 말이 좋았습니다. 피부에 와 닿는 공평과 공정이 무엇이 있을까? 한 번씩 돌이켜 보았습니다.


3장. 고향, 제주 바다는 어때?


이 챕터를 읽을 때는 몇 번이고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습니다. 동물의 자유와 돌고래의 애환이랄까 그런 것들이 많이 이입이 되어서 그런 건지 읽다가 눈물이 나서 덮고 다시 읽다가 덮기를 몇 번 했습니다.


자유는 쉽게 얻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는 투쟁을 통해 얻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해서 자유를 얻었듯이, (돌고래에게도) 내일 죽더라도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이 바로 자유입니다.


저는 동물을 좋아합니다. 동물원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동물원을 좋아한다고 해서 저는 동물복지에 무관심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동물원이 조금 더 동물의 본능에 맞게 변화되야 하는 게 맞아, 차라리 동물원이 없어져야 하는 게 맞는 거지. 그렇지만 실제 동물은 어디서 볼 수 있지? 동물이 사는 곳에 가면 되잖아. 그럼 평생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사람들은? 예를 들면 가정형편의 문제라든가...'


답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동물이 지금보다 더 나은 생을 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건 확고했습니다.


5장. 과학자들의 절박한 외침


환경문제가 특히 요즘 기후문제가 삶속에 확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기후변화로 산불은 잦아지고 또 위협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옛날에 초등학교 때쯤에 도덕책에서 보았던 그림이 아직도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그림에 낙서를 했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사람들이 줄 지어 서 있는데 등에 모두 산소통을 하나씩 짊어지고 있었고, 얼굴엔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점점 그 그림이 예언자처럼 느껴집니다.


조금이라도 환경이 도움이 되게, 조금이라도 환경을 아낄 수 있는 실천이 중요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네요.


교수님은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고 하지만 많은 사회를 변화시켜주셨습니다. 돌고래 방류도 그렇고, 특이 호주제 폐지에 대해서도 그렇죠. 제가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고 사회가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양심에 반하여 제 마음이 무거운 것보다 양심에 따라 행동할 때가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성인군자가 되고자 하는 건 아니고, 책이 주는 주제인 양심에 따라 하루에 한 번. 어렵겠지만 양심에 따라 살아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체적으로 양심에 따라 살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간혹 양심에 저버리는 행동을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 조금 더 용기 내서 양심에 따라 행동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누가 압니까? 내가 실천한 양심이 교수님처럼 세상의 변화가 생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