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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보다 재미있는 역사이야기!

흥미진진하고 쉽게 풀어 쓴 역사 뒷담화

by 인터파크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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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왕들의 계보를 이름 앞자리만 따서 마르고 닳도록 외우던 시절이 있었다. 연도에 따라 왕의 탄생과 사망 시기, 그의 업적과 당시 시대상황 등을 머릿속에 집어넣느라 책에 밑줄을 긋고 중요한 페이지는 접어가며 무던히도 열심히 암기했다. 시험 공부 대비용으로만 역사를 접했기에 시험지 위에 정답을 쏟아내고 나면 열심히 외웠던 정보들은 금세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언제부턴가 역사는 학교에서도 꼭 배우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되었고, 사극 드라마 속 배우가 맡은 역할이 그 인물인 것처럼 오해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그런데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역사의 한 단면을 흥미롭게 해석하여 보여주자, 다른 프로그램들도 어렵지 않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역사를 풀어서 보여주기 시작했다. 연표와 암기로만 이해하는 역사에서 벗어나 특정 시기의 특정 인물들과 사건들을 재미있게 그려낸 역사 이야기들이 각광 받는 때가 된 것이다.

몇몇 전공자들에게만 연구되는 역사가 아니라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역사 뒷담화들을 북DB가 꼼꼼하게 모아봤다. 이들의 뒷담화에 귀를 기울인다면, 역사는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벗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1. 서프라이즈 – 사건편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엠비씨씨앤아이)

2002년 4월 첫방송 이후 14년째 일요일 오전을 책임 지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세상의 다양한 미스터리와 유명인들의 비화, 실제로 벌어진 감동적인 사건들을 재연배우들의 연기로 보여 주는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이 중 숨겨졌던 역사 속 인물과 사건들을 안방으로 불러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건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다. 특히 몇 번이고 등장하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독재자 히틀러에 얽힌 비밀, 마녀사냥의 뒷이야기, 아내를 경매하던 유럽 사람들의 이야기 등은 보고 또 봐도 재미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게 해 주고,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과 정반대의 관점에서 그 사건을 해석해 주는 건 이 프로그램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역사 속 다양한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조용히 이 책을 펼쳐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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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역사 e 4 (EBS 역사채널ⓔ, 북하우스)

EBS <역사채널ⓔ>는 세련된 영상 속 강렬한 메시지로 한국사의 굵직한 사건과 인물들을 5분 가량의 제한된 시간 동안 전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교과서에조차 나오지 않는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을 소개함으로써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이 책은 방송에서 미처 다 소개하지 못했던 내용에 대해 밀도 있는 해설을 덧붙여 독자들로 하여금 꼼꼼하게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망국의 아픔 속에서 다른 나라의 땅이 되어 버린 녹둔도 이야기와 현재진행형인 영유권 분쟁을 자연스레 연결했고, 하시마 섬에서 벌어진 강제징용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을 더해 일제시대의 강제동원 피해규명과 보상 문제 등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한일 양국 사이의 과거사를 짚어나가고 있다. 흔히 지나치기 쉬운 역사 속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춤한 친절하고 세세한 해설로 역사가 어렵거나 고리타분할 거라는 편견을 깨부술 수 있게 해 주는 안성맞춤 역사 도서이다.



3. 역사저널 그날 1 (KBS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민음사)

<육룡이 나르샤>에 등장하는 이방원과 정도전 사이의 갈등은 사실일까? <장영실>은 과연 세종대왕의 충실한 신하이기만 했을까? 역사드라마를 보다 보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드라마에서 보여 주지 않은 이야기들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KBS <역사저널 그날>은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역사를 토크쇼 형식으로 풀어내어 수다를 떨며 역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장을 제공해 준다. 특히 역사 속 결정적인 그날을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냄으로써, 역사를 보다 흥미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이 책은 방송시간 때문에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그날들을 세세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방원이 정도전을 친 날,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둔 날, 과연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단 하룻동안 벌어졌던 결정적인 하루가 궁금하다면, 이 책의 목차를 훑어 본 후 책장을 열어 볼 것을 권한다.



4. 조선왕조실톡 1 (변지민, 이마)

이미 동명의 케이블 프로그램으로 인해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 <조선왕조실톡>은 만화보다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흥미로운 역사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특히 웹툰을 통해 조선사를 연대순으로 구성하면서, 왕들의 특징에 맞게 배치하고 묶은 것은 이 책이 다른 역사책과 다른 특별한 점이다. 조선왕조 왕들을 9개의 패밀리로 나누고, 각각의 가족에 특유의 캐릭터를 부여하여 역사가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가를 여지없이 보여 주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가상의 대화창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파격적 형식 뿐 아니라, 현재 사회적 이슈와도 맞닿아 있어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 ‘건국 패밀리’와 ‘성군 패밀리’ 그리고 ‘폭군 패밀리’라는 조합 안에 당대의 사회상과 주요 인물까지 정리하여 웃으며 읽되 진지하게 역사적 지식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한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마성의 역사책이 주는 매력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5. 무서운 공주들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 이봄)

공주라고 하면 조신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무서운 공주들>은 지나칠 정도로 비범한 인생을 살았던 동서고금의 특별한 공주 서른 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공주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돈 많고 잘생긴 왕자를 만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류의 생을 살지 못했다. 아니, 그런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지 않았다. 해적이 된 알프힐드 공주, 자신이 직접 왕이 되어 이집트를 다스린 하트셉수트 왕비, 노예에서 황후가 된 록셀라나 등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공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다. 반면 자신의 나라를 집어삼킨 정복자를 보필한 말린체 공주, 공산주의자가 된 소프카 공주, 집시와 함께 달아난 클라라 공주 등 의심스러운 삶을 살았던 공주들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사와 왕위 찬탈자, 미친 여자 등의 색다른 분류를 통해 역사 속 공주들을 보다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해 준다. 역사책보다는 이야기책에 가까운 이 책 속의 무서운 공주들의 사연이 궁금하다면 조용히 책 표지를 열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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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캔들 세계사 (이주은, 파피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정말 사치로 나라를 망친 악녀였을까? 원조 흡혈귀로 불리는 헝가리의 바토리 백작부인은 정말 처녀의 피로 목욕했을까? 당연히 그렇다고 여겨지는 역사적 사실들이 알고 보면 후세의 권력자들에 의해 각색되고 부풀려진 경우가 많다. <스캔들 세계사>는 드라마 속 주인공과 같은 역사 속 인물들과 그들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내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중세와 근세 유럽의 역사를 주요 인물들의 사건들과 잘 결합하여 흥미를 더해 주고 있다. 역사를 뒤흔든 거대한 사건을 엄숙하게 담아내기보다는, 인물들의 개인사와 연애사 등에 초점을 맞추어 세세하게 풀어나갔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역사적 재미를 물씬 느껴 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 연재했던 역사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냈기 때문에, 다른 역사책보다 더 공감을 할 수 있다. 유럽 역사를 재미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독특한 스캔들 세계사를 접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취재 : 김정원(북DB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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